공연장과 상주단체, 상생의 해법을 찾아라

자생력 확보와 공연장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은?

등록 2011.01.14 17:48수정 2011.01.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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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 극단 ‘십년후’의 기획공연 ‘엔딩전문주식회사 퍼펙트’ 포스터. 1994년 창단한 극단 십년후는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연극을 통한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라는 사회적 목표와 ‘공연활동을 통한 아름다운 사람 되기’라는 개인적 목표를 두고 활동에 임하고 있다.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 극단 ‘십년후’의 기획공연 ‘엔딩전문주식회사 퍼펙트’ 포스터. 1994년 창단한 극단 십년후는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연극을 통한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라는 사회적 목표와 ‘공연활동을 통한 아름다운 사람 되기’라는 개인적 목표를 두고 활동에 임하고 있다. 이정민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로 들어와 기획공연 3개를 거쳐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나름의 열정을 다해 기획했던 '삼신할머니와 일곱아이들' '랑' '엔딩전문 주식회사퍼펙트' 등의 공연이 관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지만 객관적으로 현실을 직시해야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남은 기간 동안 극단 자생력과 공연장 활성화 기여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시스템을 좀 더 보완하고 제도적인 정책지원을 명확히 해준다면 지역 공공극장의 상주단체제도가 진정성을 얻고 제자리를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부평아트센터 상주 예술단체인 극단 '십년후'의 고동희 기획실장은 외부 단체들의 질투(?)의 시선을 감내하면서도 혼신을 다해 공연을 올리고 관객과 호흡하려했던 지난 1년간의 시간을 떠올리며, 상주단체의 지속가능한 시스템의 선순환을 위한 투명하고 명확한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공공 공연장과 민간예술단체간의 상주계약으로 인한 시스템 확립과 공연장 활성화 도모 차원에서 지난 2004년부터 시범 운영된 상주단체제도가 장기적인 문화 복지정책의 근원적 해결점을 못 찾고 단순한 일회성 지원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단체 관계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올해로 상주단체 시범운영 3년차를 맞는 인천시 또한 현재 안고 있는 이 제도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그에 따른 해결책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단체 관계자들과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로부터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고동희 기획실장은 13일 기자와 한 인터뷰를 통해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성과와 흥행, 작품의 대내외적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기에는 어렵다, 특히 우리는 연습실과 사무실까지 아예 옮겨온 상황이라 여러 가지 부담을 안고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럼에도 오직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역 관객과 호흡하는 데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대와 원성을 동시에 안고 가는 상주단체의 진정성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고, 수혜와 복지의 이분법적인 딜레마를 벗어나 상주단체제도의 기본 취지와 지원 정책에 대해 인천시나 정부에서 좀 더 명확히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자생력 확보와 공연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인 무용분야 ‘구보탄츠떼아터’의 ‘피론의 돼지’ 공연 포스터. 2000년에 창단된 구보탄츠떼아터는 정기공연, 기획공연, 인천무용제 출전, 미추홀무용제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인천공연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공연으로 순수예술의 수준 높은 공연사업과 함께 지역대중예술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인 무용분야 ‘구보탄츠떼아터’의 ‘피론의 돼지’ 공연 포스터. 2000년에 창단된 구보탄츠떼아터는 정기공연, 기획공연, 인천무용제 출전, 미추홀무용제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인천공연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공연으로 순수예술의 수준 높은 공연사업과 함께 지역대중예술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정민
공공문화시설의 예술단체 상주제도는 본래 창조적인 혹은 전문적인 작업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만든 제도다. 선정된 상주단체는 운영상 공연장 운영주체의 지시나 감독을 전혀 받지 않는다. 즉, 단체 경영과 예산 운용의 독자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다.


상주제도의 도입 목적은 예술인 생활안정 도모와 창작 공간 확보, 창작의식 고양 등의 자생력 확보와 공연장 활성화에 있다. 이는 1980년대 이후 국공립 공연장 건립이 활발해졌지만 대형 공연장 전속 예술단체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제기되면서, 공무원 직영체제의 운영시설에서 지역민들을 위한 공연장 활성화 도모의 필요성이 형성된 것이다.

단체의 종류로는 전속단체ㆍ입주단체ㆍ상주단체 등이 있으며, 각각 국공립 공연장ㆍ문예회관ㆍ공무원 직영 공공시설 등으로 나누어 선발한다. 이로써 공연장은 저비용 고효율 문제를 극복하고 유휴시설 공간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상주단체는 저렴한 임대료로 공간을 사용함으로써 양질의 작품을 창작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반면에 단점도 있다. 공연장의 입장에서는 성과와 흥행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상주제도 자체의 고민보다는 부대비용 등 보완적인 측면을 앞세울 수밖에 없고, 단체의 입장에서는 상주제도 자체의 현실적 운영한계의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곧 예산운용의 경직성으로 인한 재정적 문제에 압박을 느끼고, 보수적인 관행 등의 선정 절차로 기준이 모호하게 되며, 자체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할 역량적인 측면에서 외부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전국문예회관협회가 조사한 '문예회관 상주단체 실태조사'를 보면, 성동구민회관과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ㆍ의정부예술의전당과 극단 우투리ㆍ충무아트홀과 한울림, 유라시안필하모닉 등에서 각각 협력관계의 안정성, 상생의 시너지효과, 차별화 전략과 경쟁력 강화, 시설인프라 지원 지속 연계 등이  우수사례로 파악됐다. 이것은 여러 가지 현안문제가 있었음에도 공연장과 상주단체의 긴밀한 협조와 소통으로 지속가능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해나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조사를 맡았던 양기민 조사관은 "공연장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올인(=all in)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주변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성과적인 측면도 고려해야한다"며 "공연장과 상주단체는 주로 행정업무를 담당했던 공연장 관계자와 예술 활동을 하는 단체 관계자간 인식의 차이에 따라 반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서로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특히 수익을 목적으로 하거나 또는 일정한 (재정) 압박을 받는 공연장과 예술적인 욕구를 발현시키려는 단체의 인식의 차이는 중요하게 논의돼야할 문제"라고 한 뒤 "이는 상주단체 활성화를 위한 '표준'계약에 있어 중요한 고려부분이 돼야할 것이다. 공연장의 입장과 단체의 입장에서 일정한 수익배분의 형식이 논의돼야할 것이고, 상주단체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상주를 보장받을 수 있는 조건이 명시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조사관은 마지막으로 상주단체 활성화를 위한 제언으로 ▲시설 중심의 지원이 아닌 프로그램 지원 ▲우수 상주단체의 홍보마케팅 강화 ▲수익 중심의 판단이 아닌 문화의 외부효과 판단 고려 ▲중앙정부의 시 차원의 정책제고와 지원책 확대 등을 피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상주단체 #부평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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