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인 무용분야 ‘구보탄츠떼아터’의 ‘피론의 돼지’ 공연 포스터. 2000년에 창단된 구보탄츠떼아터는 정기공연, 기획공연, 인천무용제 출전, 미추홀무용제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인천공연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공연으로 순수예술의 수준 높은 공연사업과 함께 지역대중예술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정민
공공문화시설의 예술단체 상주제도는 본래 창조적인 혹은 전문적인 작업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만든 제도다. 선정된 상주단체는 운영상 공연장 운영주체의 지시나 감독을 전혀 받지 않는다. 즉, 단체 경영과 예산 운용의 독자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다.
상주제도의 도입 목적은 예술인 생활안정 도모와 창작 공간 확보, 창작의식 고양 등의 자생력 확보와 공연장 활성화에 있다. 이는 1980년대 이후 국공립 공연장 건립이 활발해졌지만 대형 공연장 전속 예술단체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제기되면서, 공무원 직영체제의 운영시설에서 지역민들을 위한 공연장 활성화 도모의 필요성이 형성된 것이다.
단체의 종류로는 전속단체ㆍ입주단체ㆍ상주단체 등이 있으며, 각각 국공립 공연장ㆍ문예회관ㆍ공무원 직영 공공시설 등으로 나누어 선발한다. 이로써 공연장은 저비용 고효율 문제를 극복하고 유휴시설 공간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상주단체는 저렴한 임대료로 공간을 사용함으로써 양질의 작품을 창작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반면에 단점도 있다. 공연장의 입장에서는 성과와 흥행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상주제도 자체의 고민보다는 부대비용 등 보완적인 측면을 앞세울 수밖에 없고, 단체의 입장에서는 상주제도 자체의 현실적 운영한계의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곧 예산운용의 경직성으로 인한 재정적 문제에 압박을 느끼고, 보수적인 관행 등의 선정 절차로 기준이 모호하게 되며, 자체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할 역량적인 측면에서 외부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전국문예회관협회가 조사한 '문예회관 상주단체 실태조사'를 보면, 성동구민회관과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ㆍ의정부예술의전당과 극단 우투리ㆍ충무아트홀과 한울림, 유라시안필하모닉 등에서 각각 협력관계의 안정성, 상생의 시너지효과, 차별화 전략과 경쟁력 강화, 시설인프라 지원 지속 연계 등이 우수사례로 파악됐다. 이것은 여러 가지 현안문제가 있었음에도 공연장과 상주단체의 긴밀한 협조와 소통으로 지속가능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해나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조사를 맡았던 양기민 조사관은 "공연장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올인(=all in)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주변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성과적인 측면도 고려해야한다"며 "공연장과 상주단체는 주로 행정업무를 담당했던 공연장 관계자와 예술 활동을 하는 단체 관계자간 인식의 차이에 따라 반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서로 파트너십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특히 수익을 목적으로 하거나 또는 일정한 (재정) 압박을 받는 공연장과 예술적인 욕구를 발현시키려는 단체의 인식의 차이는 중요하게 논의돼야할 문제"라고 한 뒤 "이는 상주단체 활성화를 위한 '표준'계약에 있어 중요한 고려부분이 돼야할 것이다. 공연장의 입장과 단체의 입장에서 일정한 수익배분의 형식이 논의돼야할 것이고, 상주단체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상주를 보장받을 수 있는 조건이 명시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조사관은 마지막으로 상주단체 활성화를 위한 제언으로 ▲시설 중심의 지원이 아닌 프로그램 지원 ▲우수 상주단체의 홍보마케팅 강화 ▲수익 중심의 판단이 아닌 문화의 외부효과 판단 고려 ▲중앙정부의 시 차원의 정책제고와 지원책 확대 등을 피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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