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적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상제루에 걸려 있는 운해가 아름다워 한컷.
조정숙
16일 오후3시 향적봉 정상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많은 사람들이 매서운 날씨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적인다. 향적봉 정상을 밟는 것도 잠시ㅡ 짐을 풀기 위해 대피소를 향해 내려간다. 대피소에는 주말을 피해 예약을 해 두었음에도 벌써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짐을 풀고 있었다. 대부분 다음날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몇 번 대피소 신세를 지며 봐왔던 대피소를 운영하며 인명 구조 활동도 하고 있는 박봉진씨가 보이지 않고 생소한 사람이 안내를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안전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조하러 가고 없었던 것이다.
추위에 꽁꽁 언 몸을 녹이고 있는데 박봉진씨가 사고를 당한 사람을 등에 업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피소로 들어온다. 119를 부르고 기다리자 119구조대가 도착하여 환자를 이송해 갔다. 겨울 산행은 항상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고 산을 올랐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진다.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대피소에 짐을 두고 일몰을 담기 위해 중봉으로 향한다. 중봉으로 가는 길은 바람이 어찌나 매서운지 얼굴이 따갑다 못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그야말로 칼바람이다. 날아갈 것 같아 잠시 지지대에 기대어 버티기도 여러 번이다. 겨우 몇 컷 찍고 대피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