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빅 3 중 가장 먼저 대권 행보에 나선 '모범생' 정세균 최고위원이 변했다.
그는 10일 오전 열린 자신의 대권 싱크탱크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 준비위원회'(국민시대) 출범식에서 "지금까지는 모범생처럼 준비된 길을 걸었지만 지금부터는 가보지 못한 미지의 길을 가겠다"며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분명히 했다. 미지의 길을 향한 첫 걸음은 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향한 강경한 비판으로 나타났다.
"줄푸세 포기하고 부자감세 철회 동참해야...박근혜 복지는 가짜 복지"
정 최고위원은 "박근혜 의원이 맞춤형 복지를 얘기하고 있는데, 질 나쁜 성장론에 기초한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포기와 부자감세 철회에 동참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박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의 유훈이 복지국가여서 복지 논의를 시작한다고 했는데, 이는 저임금과 노동 탄압이 복지였다는 것으로 견강부회"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아직도 박근혜 의원은 3공화국에 갇혀있다"며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국형 복지는 사이비, 가짜 복지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힘으로 강탈한 재산(정수장학회)을 내놓는 것이 박근혜 복지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신사'로 불리던 정 최고위원이 이처럼 날을 세운 것은 3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을 직접 겨냥함으로써 대권주자로서 본인의 선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부유세 도입 주장, 결혼할 여자도 없는데 아이 이름 짓는 격"
정 최고위원은 야권연대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 여러분은 MB 정권에 파산선고를 내렸다, 2012년에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요구"라며 "이를 위해 진보 개혁 진영의 통합과 연대·단일화 노력을 통해 1:1 구도를 만들어야만 승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이 중점으로 삼는 '통합과 연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한 것이다. 그는 "지난 해 8월 재보선 때 야권연대 연석회의에 합의했는데 전당대회 이후 흐지부지되고 있다"며 "즉각 연석회의를 가동해서 4월 재보선을 맞이해야 하고 민생정치 연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 논란 중인 '민주당의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인도 속담에 결혼할 여자도 없는데 아이 이름을 짓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차원에서 부유세 도입 주장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부유세 도입'을 강력히 밀고 있는 정동영 최고위원을 향한 직접적 비판인 셈이다.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
정 최고위원은 "2012년 대선은 대세론이 없고, 정당에 뿌리를 두지 못한 후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 기존 선거와 같다면 지역주의 대신 세대별 투표 성향이 강화되고,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높아질 선거라는 점은 기존과 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공이산(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하면 마침내 큰일을 이룰 수 있다)의 심정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며 대권 주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국민시대 준비위원회 위원장,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은 "정치는 스타성으로 결정되기보다는 정책으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며 "정세균 고문은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정책을 이끌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날 발족식에는 공동위원장인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를 비롯해 30여 명의 준비위원들이 함께 했다. '국민시대'는 발족 이후 정책 개발과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예정이며 3월말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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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탈피 선언 정세균 "3공화국에 갇힌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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