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축제의 자리매김, 지금이 기회다"

[인터뷰] 신종택 한중대 겸임교수가 말하는 '축제의 진정성'

등록 2011.02.11 20:22수정 2011.02.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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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해 6월 9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 폐막식 거리 퍼레이드 모습.<부평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6월 9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 폐막식 거리 퍼레이드 모습.<부평신문 자료사진> ⓒ 이정민

지난해 6월 9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 폐막식 거리 퍼레이드 모습.<부평신문 자료사진> ⓒ 이정민

"15년 전통의 부평풍물대축제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순 있었어도, 지역민 참여 제고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는 예산에 맞춘 이벤트성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지역예술가, 아마추어 시민동아리, 다양한 지역민 계층이 함께 어우러질 수 없었다는 방증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화와 정치는 별개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만 있을 뿐이다. 진보든 보수든 좋은 인재풀(pool)이 있다면 보듬고 함께 가야 한다. 더 이상 문화정책이 정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자생발전을 통해 지역의 대표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나가야 한다."

 

1997년 4회 부평구민의 날 행사와 2회 늘푸른 부평문화예술제를 연계해 부평문화의 역사적 뿌리 찾기로 처음 시작된 부평풍물대축제의 1ㆍ2대 행사국장을 맡았던 신종택 한중대 겸임교수는 지역민이자 예술인으로서 오래도록 지켜본 축제의 성격에 대해 위와 같이 평가하고 제언했다.

 

오는 5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릴 예정인 올해 부평풍물대축제의 예산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고 최근 부평구 축제위원회 위원장 사퇴 등으로 축제 위상이 흔들리면서 지역 예술인들과 문화단체 관계자들로부터 축제의 올바른 자리매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자는 10일 신종택 교수를 만나 부평풍물대축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14년 전통의 풍물대축제의 허와 실

 

a  신종택 한중대 교수.

신종택 한중대 교수. ⓒ 이정민

신종택 한중대 교수. ⓒ 이정민

축제위원회가 펴낸 2010 부평풍물대축제 평가보고서를 보면, 13회째인 2009년 연인원 100만명 이상이 참여해 인천의 대표적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 1회 10만명에서 10배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4회째에는 '너와 나, 그리고 더불어'라는 타이틀로 '시민과 소통하는 새로운 시대, 변화의 물결'을 표현하고자 했다.

 

일반적인 축제 구성을 보면, 전일ㆍ개막행사로 각각 부평풍물기원제와 부평구 동 풍물경연대회를 진행한다. 이어 거리축제로 ▲창작풍물대전 등의 풍물마당 ▲남사당놀이 등의 전통연희마당 ▲국악한마당 등의 열린마당 ▲풍물퍼레이드 등의 대동마당 ▲문화예술체험 등의 체험놀이마당 ▲경연대회 ▲그네뛰기 등의 참여행사로 펼쳐진다.     

 

이런 부분에 대해 신종택 교수는 "전체적으로 테마는 좋았지만 자생동아리단체, 지역예술인, 지역기업 후원, 교육기관과 연계 등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풍물로 대표되는 부평의 브랜드 가치는 향상되었지만, 일부 풍물단체들만의 놀이문화로 그쳤다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한 뒤 "부평 곳곳의 열린 광장, 예를 들어 지하철ㆍ부평역광장ㆍ문화의 거리 등을 상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면 시민참여도가 그만큼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신 교수는 "축제의 본질은 시민참여다. 축제는 하나의 문화운동이다. 그 예산 또한 시민위주로 편성돼야한다. 축제를 통해 하나 되는 부평을 만들고, 이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복지도 함께 고려해보아야 한다"며 덧붙여 "남아있는 유휴공간을 활용한 하드웨어(=시설)적 고민과 함께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상설프로그램 등의 창의적인 계획이 1년 전부터 철저하게 입안돼야한다"고 말했다.

 

축제위원회는 매년 축제기간 동안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만족도와 지속가능성을 발표해왔다. 지난해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모든 연령층이 고루 축제를 방문 ▲자영업자에겐 여가문화 활용, 자녀들에겐 교육적 활용 도움 ▲축제장 체류시간 3~4시간 ▲지역행사로서 자긍심 향상 ▲타 지역 방문객 증가 ▲안내요원 서비스 만족도 양호 ▲다양한 부대행사와 편의시설 조건 양호 등이었다.

 

한편, 이와는 조금 다르게 평가보고서를 작성한 박동준 창조문화축제연구회 대표 등 5명의 현장참관기에는 약점과 위협요소(SWOT분석)를 함께 조사,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종합적으로 ▲보다 짜임새 있는 축제의 구성력 제고 ▲반복행사의 다양화 필요 ▲전체 관람객의 만족도 확충 ▲주변상가 상인들과 소통과 연대 ▲획일적인 축제 형식의 탈피 ▲차별화된 프로그램 구성 ▲주민친화적인 축제 프로그램 증강 ▲관객 눈높이에 맞는 건전성 보완 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공동체적 사고 모아 축제의 진정성 찾아야"

 

a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에서 시민들은 밤늦게 열린 ‘인천 만만세 퍼레이드’를 끝까지 함께하며 부평대로를 가득 메웠다.<부평신문 자료사진>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에서 시민들은 밤늦게 열린 ‘인천 만만세 퍼레이드’를 끝까지 함께하며 부평대로를 가득 메웠다.<부평신문 자료사진> ⓒ 이정민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에서 시민들은 밤늦게 열린 ‘인천 만만세 퍼레이드’를 끝까지 함께하며 부평대로를 가득 메웠다.<부평신문 자료사진> ⓒ 이정민

 

이에 대해 신종택 교수는 "무엇보다 먼저 관(=행정) 주도의 하달식 구조에서 벗어나 학계ㆍ시민단체ㆍ문화예술기관ㆍ교육기관 등이 공동으로 준비하는 시민참여위원회의 건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가장 좋은 대안이 나올 때까지 공청회도 계속 개최해야 한다"며 "축제를 통해 생산적인 지역발전을 꾀하고, 실질적인 교육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 아마추어 동아리들의 참여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해진 기간에 축제를 치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 축제 형식의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열어 결국 시민축제가 (대단원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구성력이 담보돼야함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아직도 지역문화정책이 보수적인 정치적 패권싸움에 휘말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는 축제의 문화가 단순히 부평구라는 지엽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축제를 통해 사회가 융성하고, 구민의 활력소가 되고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좌우의 양 날개를 달고 힘껏 날아올라야한다"라고 한 뒤 "김구 선생이 언급했듯이 '문화가 곧 국력'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후진적인 정쟁문제에만 너무 앞서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번에 여러 문제점이 밖으로 내보여졌다면 지금이야말로 그것을 기회로 삼아 축제의 올바른 진정성을 되찾기 위한 공동체적 사고를 모아야할 시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2.11 20:22ⓒ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풍물대축제 #신종택 한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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