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영동지방에 내린 눈은 속초지역의 50센치를 비롯해서 동해시와 삼척시 지역이 1미터를 넘었고, 강릉은 1미터에 육박하는 눈 폭탄이 쏟아져 도로가 마비되고 비닐하우스 시설피해와 오지 주민이 갇히는 등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오후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진 폭설은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어서야 잠잠해졌지만 이미 도로는 마비 상태에 있었고, 엄청난 눈을 맞은 나무들은 가지가 부러지거나 통째로 쓰러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주행중에 눈 폭탄을 만난 운전자들은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차안에서 고립되어 주요도로와 이면도로를 막론하고 차를 그대로 버려둔 채 긴급히 피난하는 바람에 도로의 정체가 극심했다.
실제로 11일 밤 10시에 강릉에서 속초로 출발한 직행 버스는 평소 같으면 1시간 남짓한 거리를 12일 아침 5시 30분이 돼서야 겨우 터미널에 도착했다. 눈 속에 갇힌 승객들을 위해 양양군에 있는 육군 8군단에서 군단장이 직접 나와 도로 소통을 돕고 부사관들이 승객들에게 건빵을 나누어 주는 등 12일 아침까지 군장병들이 도로 곳곳에 나와 제설 작업을 하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그러나 이미 제설 작업으로 그 많은 눈을 처리하기에는 장비와 시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주요도로를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한 상태에서 이면도로나 간선도로, 골목은 도로 가장자리로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 사람 하나 겨우 걸어 갈 정도의 길 밖에 나 있지 않다.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마저도 단축 운행 하거나 일부 지역은 아예 운행이 중지 되는 등 버스터미널은 노선별 손님을 안내하는 버스회사측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루종일 끊이지 않았다. 강릉시 주문진 지역에서는 국도변에 눈을 이기지 못한 나무가 도로를 덮쳤고, 곳곳에 부러진 가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가 정류장에 진입하지 못해 주요도로변에 승객을 하차 시키는 등 혼란이 가중되었다.
이번 폭설은 미리 예고됐지만 기상청의 예보상황을 훨씬 웃도는 기록적인 폭설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인력, 장비, 시설 등의 부족으로 혼란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미리 주요도로 주변에 체인부착을 하지 않은 차량의 이동을 제한해 대피시키고, 도로에 갇히는 경우에 대비해 인근 마을의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을 이용하여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재난 안전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것이다.
또 순수 민간인을 주축으로 한 재난구호 인력풀을 가동하여 민간인이 가지고 있는 굴착기, 불도저, 덤프트럭 등을 동원하여 제설장비로는 한계가 있는 눈 치우기 작업에 원활하게 대처하는 장기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2011.02.12 20:01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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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눈 폭탄...'하늘이 뚫린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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