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발칵 뒤집은 유시민의 'MB식 어법'

유시민, 민주당 복지 정책 비판 논란... "4·27 재보선용 정치공세, 철회 해야"

등록 2011.02.14 13:33수정 2011.02.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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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참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국민참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남소연
민주당의 복지 정책에 대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의 비판이 파장을 낳고 있다. 오는 4.27 재보선 김해을 공천을 둘러싼 마찰과 함께 양당 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 <중앙선데이>에 보도된 유시민 원장의 인터뷰가 논란이 됐다. 유 원장은 이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이른바 '3+1무상복지 시리즈'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과 같은 "선거용 구호일 뿐"이라고 맹비판했다.

유 원장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MB식 어법'도 묻어났다.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 원장은 "무상의료 하는 데 8조원이 든다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떻게 계산을 뽑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이래서는 야권이 겪고 있는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의 정책이) 선거용 캐치프레이즈로서 의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인이 논의 자체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직 복지부 장관이 봤을 때 민주당의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로도 해석된다.

이인영 "유시민 발언 철회하고 복지 대동맹에 협력해야"

이 같은 유 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유시민 원장이 민주당 정책이 선거용 구호라고 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그 자체가 사실도 아니고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유 원장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남소연
이 최고위원은 "만약 발언이 사실이라면 철회해 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며 "복지를 향한 대동맹에 함께 협력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 원장이 인터뷰를 한 시점은 그가 지난 11일 당 대표 후보 동영상 연설을 통해 "2012년 정권교체를 참여당의 이름으로, 유시민의 이름으로 해내겠다"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기 직전이었다.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사실상 참여당의 차기 대표로 확정된 유 원장이 자신의 대권행보와 4.27 재보선을 염두해두고 민주당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겹치면서 감정 싸움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 연대나 통합을 이야기하는 유 원장이 그 진보정당들마저 환영하는 민주당의 복지 정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비판을 하더라도 먼저 유 원장과 참여당의 복지 정책을 내놓고 하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당 대변인도 반격에 나섰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유 원장의 비판은 정치 공세라고 몰아부쳤다.

이 대변인은 "유 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을 때 내건 초·중학교 무상급식 실현, 만 5세 무상교육과 보육 예산을 2배 증액, 대학생 저금리 학자금 대출 등의 공약을 기억한다"며 "남이 하면 실현 불가능하고 자신이 하면 실현 가능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 원장의 비판은 "충분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비난하는 정치공세이자 전직 복지부 장관으로서 복지 논쟁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며 "민주당은 행동으로 무상보육·무상급식·무상의료·반값등록금의 '3+1 복지'를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장 측은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 원장 측은 "보편적 복지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각 당의 복지 정책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제기된 의문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을 놓고 다시 토론 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유시민 #민주당 #복지정책 #무상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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