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한국 교육에서 부러워하는 한 가지는?

<인재혁명> 저자 조벽 교수 "한국, 교육열만 높아...가정교육은 모두 아웃소싱"

등록 2011.02.16 21:10수정 2011.02.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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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한국 교육에서 부러워하는 단 한가지 ⓒ 최인성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왜 우리 교육을 부러워할까. 이 의문을 <인재혁명>의 저자 조벽 교수가 간단히 풀어줍니다.

EBS 다큐프라임 '최고의 교수' 중 한 명으로 선정돼 '교수계의 마이클 조던',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유명한 조벽 교수가 지난 15일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인재혁명>(해냄출판사) 저자와의 대화에서 "미국은 교육의 방향과 시스템이 잘 갖춰줬지만 교육열이 부족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것은 한국의 교육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도 비균형적인 교육열에 맞게 올바른 교육방향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말이죠, 한국교육에 대해서 부러워 죽을라 하고 있어요. 근데 내막을 아셔야 되겠죠? 저는 교육을 로켓 쏘아 올리는 것에 비유하거든요. 첫째,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돼요. 그리고 추진력이 필요해요. 그게 교육열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발사대인 시스템이 필요한 거다.

한국의 경우와 미국의 경우는 너무나 달라요. 미국은 교육방향은 매우 훌륭합니다. 방법도 발사대도 거창해요. 근데 교육열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로켓이 올라가지 못하는 거예요. 한국은 방향은 이제 겨우 제대로 잡아가는 것 같아요. 근데 발사대는 여전히 반대로 향하고 있어요. 거기다가 엄청난 교육열이 뿜어대니까 엉뚱한 데 가는 거예요."

 <인재혁명>의 저자 조벽 교수가 15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 출연해 올바른 교육법에 대해 강연했다.
<인재혁명>의 저자 조벽 교수가 15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 출연해 올바른 교육법에 대해 강연했다.이종호

조벽 교수는 이날(15일) 저자와의 대화에서 물질적 빈곤에서 정신적 빈곤으로 변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낼 한국 교육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조 교수는 첫째로 이젠 '평생교육' 시대라며 이에 맞게 인재에 대한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의 두뇌는 다양한 기능과 능력을 관장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그냥 아이큐입니다. 근데 그 하나만 가지고 '너는 아주 대단하게 우수한 학생이고 너는 앞으로 성공하고 나머지는 다 싹이 노랗다'라고 하는 것은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인 처사입니다. 그래서 만약 오늘 여러분들이 인재혁명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실히 일고 싶으시다면 이것부터 누가 인재인가? 여러분 모두가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인재를 발굴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창의력 교육'을 강조했습니다. 조 교수는 창의적 인재의 두뇌는 튼튼한 기초지식, 퍼지사고력, 모험심, 호기심, 긍정성과 함께 빈공간의 여유로 구성돼야 하는데 현재 한국에서 양성되는 인력은 이 빈공간이 실패공포증과 정답신봉으로 닫혀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예로 우리나라 시험의 대표적인 형식인 4지선다형 문제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박탈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은 미리 다 포기하시고 권위자가 제시한 4가지만 골라드신 거예요. 4지 선다형이라는 것은 권위틀 안에 순응하게 되는 거예요. 밖을 나갈 기회조차 박탈당했어요. / 성공률 0.1%에 도전하는 것이 창의력인데 4지선다형 문제는 25%의 성공률을 보장받았다. 최악의 경우가 25% 성공이예요. 거기에 길들인 학생은 0.1% 미만의 도전 하지 않습니다."


 조벽 교수의 <인재혁명> 표지
조벽 교수의 <인재혁명> 표지해냄출판사
그러면서 창의력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우러져 실현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지만 한국 교육의 현실은 꿈 마저도 강요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이었습니다.

"꿈이라는 것은 이것저것 따져서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품는 것,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온갖 생각, 아이디어를 내면서 달성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노력할 때는 내가 즐거워요. 그런데 우리 한국에서 성적 좋은 학생들은 의사, 공무원 되고 싶어 합니다. 저는 이거 보고 정말 놀랬어요. 저는 외국생활 40년 하고, 수많은 나라 방문했는데요. 근데 한국 아닌 어느 다른 나라의 청소년이 말입니다.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나의 꿈은 공무원! 그랬을까요? 공무원이 어디 청소년이 꾸는 꿈입니까? 한국은 청소년들의 꿈마저 주입시키고 있다는 거예요. 주입된 꿈은 꿈이 아니에요, 악몽이에요. 심각한 악몽이에요."

조벽 교수는 또 인성을 남들과 소통하고 윈윈할 수 있는 팀워크를 하는데 필수적인 실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인성부족을 탓하는 교육자들에게 인성은 훌륭한 교육의 전제가 아닌 결과라고 지적하며, 가정에서도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 인성이 안 돼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마치 인성을 훌륭한 교육을 하기위한 전제조건같이 생각하시거든요. 근데 과학적인 두뇌연구를 보면 그게 아니거든요. 인성이라는 것은 20대 중후반에 완성되는 거예요. 인성은 훌륭한 교육의 결과예요. 그리고 교육이라는 것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예요. 집안교육도 교육이예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집에서 자녀 교육을 몽땅 아웃소싱 해버렸어요. 학교, 학원에 아웃소싱하고 심지어 컴퓨터, 인터넷에 아웃소싱 하고요. 부모가 자녀양육에 있어서 하는 일이라는 것은 기껏해야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 밖에 안해요."

세계적인 교수법의 전문가이자 교육멘토인 조벽 교수의 <인재혁명>은 대한민국 인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천지인'이라고 말합니다. 열린 창의력을 뜻하는 천(天), 관심과 즐거움으로 내 것이 된 탄탄한 전문성 지(地),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 인(人)을 갖추면 오늘의 인재, 더 나아가 미래의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이종호
#조벽 #인재혁명 #해냄 #창의력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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