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도 남양주시를 비롯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14일 현재 살처분된 소와 돼지 숫자가 330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
2월 들어 공무원, 자원봉사자, 수의사 등의 적극적인 방역활동과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에 힘 입어 구제역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매몰지의 위치와 매몰방법,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매몰지 침출수 유출과 매몰지 붕괴 등으로 인해 식수원이 오염될 우려가 제기되는 등 구제역 2차 오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기자는 경기는 남양주지역 두 곳(A, B) 살처분 매몰지 현장을 찾아 그 실태를 살펴봤다.
A지역은 (위 사진 왼쪽) 지난 1월 23일 돼지 1700여 마리가 살처분 돼 생매장(지침 상 안락사 후 매몰토록 돼 있지만 생매장 함) 매몰된 곳으로, 가축매몰지 환경관리지침 상 하천으로부터 30m 이상이어야 함에도 한강 지류인 월문천으로부터 수평거리 약 13m, 지표상 거리 약 20m, 한강본류로부터 8.3km 거리에 불과했다.
또한 매몰지가 산기슭에다 경사가 심했고, 매몰지 위에 돼지사체가 부패하면서 배출되는 유해가스 배출 파이프가 설치돼 있었다. 매몰지 둘레는 비닐로 덮혀 있으며, 그 위에 흙이 뿌려진 듯 덮혀 있어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비닐이 날리면서 토사가 흘러내릴 듯 허술해 보였다.
이처럼 매몰지가 조성되면서 당장 비라도 내리면 비닐 위 흙이 쓸려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몰지가 산기슭 경사가 심한 곳에 위치해 있어 폭우가 쏟아질 경우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생매장으로 인한 출혈 침출수가 유출돼 한강 지류인 월문천으로 흘러들어가면서 한강식수원 오염 가능성이 우려된다.
[B지역] 토사 유출 시 하천 오염 우려
B지역은 (위 사진 오른쪽) 1월 초 두 축산농가 한우와 젖소 수십 마리가 살처분돼 매몰된 곳으로, 마을로부터 약 400m 거리 떨어진 산속에 지표면으로부터 약 1m 높이로 조성돼 있었으며,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배출가스 파이프가 설치돼 있었다.
특히 이 매몰지로 향하는 서울춘천고속도로 밑 마을터널 입구에는 '마을주민이 이용하는 상수원이 위치한 곳'이라는 내용의 상수원보호구역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또한 매몰지는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계곡으로부터 약 10m 거리에 불과, 역시 가축매몰지 환경관리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어 침출수 유출이나 매몰지 토사 유출시 하천 오염이 우려된다. 이 매몰지는 한강본류로부터는 약 6.2km 거리에 불과하다.
매몰지에서는 사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역한 냄새가 났고, 주변에는 매몰작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이 착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방역복과 장갑 그리고 가스배출용 파이프들이 방치돼 있어 멧돼지나 너구리 등 산짐승과 들고양이와 개 등에 접촉될 경우 또 다른 구제역 감염 발생에 의한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두 매몰지는 살처분 매뉴얼도 지키지 않고 있었으며, 사후 관리도 부실해 월문천을 비롯해 한강식수원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날이 풀리는 3, 4월 갈수기가 되면 지하수 흐름이 빨라져 침출수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매몰지 인근 토양과 인접 하천의 오염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그 여파가 한강식수원까지 오염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철저한 대책과 사후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15일 매몰지 전수 조사 결과 팔당상수원보호구역(한강 취수장으로부터 10㎞ 이내)으로부터 15㎞ 이내 상류지역에 매몰된 지역이 남양주 22곳 등 77곳, 팔당상수원보호구역 외곽 수질특별대책지역 내에 137곳, 급경사지역에 매몰지가 만들어진 곳이 85곳이라고 밝혔다.
특히 매뉴얼과 달리 하천으로부터 30m 이내에 만들어진 매몰지도 149곳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중앙으로부터 소외돼 숨겨져 있는 지역의 각종 소식을 다함께 공유하고 생각해보는 기회을 갖고자 합니다.
공유하기
꿱! 굴착기 삽날에 찍힌 돼지들 발버둥 한강 상수원 코 앞에서 썩은 냄새 진동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