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인원감원과 임금삭감 설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정훈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그 말이 제일 무서워 청소노동자들은 또 언제, 어디서라도 부르면 대답을 해야 했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하는 노예나 다름 없었단다. 휴가를 가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박원수 지회장은 "작년에 내가 일하다 다리를 다쳐 아킬레스건이 늘어나 치료를 받겠다며 일을 쉬겠다고 하자 학교에선 고용보험도 못 받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며 "하루만 쉬고 나와 일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 관리자에게 한마디 대꾸만 해도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고 일을 하다 다치면 내일 당장 그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나와 일했다"며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말이 제일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아침 8시에 출근해 저녁 5시에 퇴근할 때까지 일을 하는데, 점심시간과 오전·오후 각 30분씩 무급 휴게시간을 두어 결과적으로 하루 7시간에 대한 시급밖에 지급받지 못했다.
이에, 청소노동자들은 무급휴게시간을 없애고 일찍 퇴근시켜 주건, 유급으로 계산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일한 시간만큼만 돈을 받으면 된다고 오히려 반문할 정도다.
청소노동자들은 "학교 측이 올해 제시한 안을 보면 작년까지는 토요일에도 일을 해서 주 46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았는데 올해는 토요일이 무급으로 바뀌어 주 42시간 일하게 된다"며 "실질임금이 줄어든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토요일은 일을 안 해도 되고 시급은 올라가니 오히려 조건이 개선된 게 아니냐고 말한다(표 참조).
2010년과 2011년의 근무시간과 임금 비교 |
2010년 : 주 46시간 * 4,110원(2010년 최저임금) * 4.35주(한 달 평균) = 822,400원 2011년 : 주 42시간 * 4,320원(2011년 최저임금) * 4.35주(한 달 평균) = 789,264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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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학교 측과 여러 번 통화를 시도했으나 홍보과 직원은 모르는 내용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청소담당을 하는 학교 직원도 "더 이상 통화할 내용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다른 직원도 출장 등을 이유로 통화를 거부했다.
지역의 시민단체와 농민, 노동단체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경산시의원 등은 지난 18일 대구한의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한의대가 비정규직 환경미화원들을 대량해고 하고 임금을 삭감하려는 작태는 한의대가 환경미화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노동자들은 22일 새로운 청소용역업체가 정해지고 난 후 23일 오전에 학교 본관에 천막을 설치, 농성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