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팔당유기농단지, 2012년까지는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김민수
지난해 걸었던 현수막, 지난 겨울 내내 그곳에 있었던 것 같은 녹슨 경운기, 그리고 바람에 휘날리는 '농업사수'깃발에 적힌 소망이 이뤄졌다. 그런데 이 쓸쓸하고 외롭고 허전하고 이내 속상하고, 분노감이 치밀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목공화국,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이들, 안 해본 것 없이 해박하다고 주장하는 이들, 뻥쟁이들... 도대체 어쩌다가 저들이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고 있는가?
'내가 해봐서 아는데...'는 그 분의 전유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침출수를 퇴비로 이용하면 된다는 분도 농사를 지어봤다 하고, 축산농가의 수출액수와 매몰비용을 비교하며 분개하시며 미국산 쇠고기 맛나더라고 하신 분도 축산업을 해보셨다고 한다. 해봤으니 다 안다고 개인의 경험을 일반화 시키는 것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사고방식인가? 그런데, 그런 분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신단다. 그러니 3년 만에 이 나라가 이 모양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내 탓이다. 그들의 집권을 막지 못한 내 탓이다.
이 세상의 아주 작은 아름다운 편린까지도 훼손하는 이들의 검은 속내를 속속들이 볼 수 있는 '봄'이 되어야 역사의 봄이 시작되지 않을까? 봄은 오건만 춥다. 다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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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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