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예술의 거리, 활성화인가 재생인가

오민근 전문위원, 조용준 교수 발제... 문화 관련 교육, 문화소모임부터 활성화시켜야

등록 2011.02.22 09:23수정 2011.02.2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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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소극장에서 열린 광주 예술의 거리 활성화 세미나 예술의 거리 상가번영회와 광주 동구청은 침체일로에 있는 예술의 거리를 활성화 또는 재생의 차원에서 논의했다.
민들레소극장에서 열린 광주 예술의 거리 활성화 세미나예술의 거리 상가번영회와 광주 동구청은 침체일로에 있는 예술의 거리를 활성화 또는 재생의 차원에서 논의했다.정인서

화랑과 갤러리, 화방과 표구점, 미술서점 등 미술 관련 상가들이 밀집한 '예술의 거리'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21일 광주시 동구 예술의거리 민들레소극장에서 열렸다.

60여 명의 상가 번영회 회원들과 동구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예술의 거리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세미나'에서는 오민근 전북 문화예술의거리 TF 전문위원과 조용준 조선대 건축학부 교수 등이 발제를 통해 활성화 또는 재생이라는 관점에서 예술의 거리를 다루었다.


오민근 위원은 '예술의 거리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1회성 예술보다는 사람이 모이는 예술을 어떠한 방향을 조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가 있는 디자인을 고려하고 광주만의 독특함을 보여주면서 문화예술을 보고 경험하며 교육이 이루어지는 복합공간으로 사람이 북적거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위원은 문화가 도시 활성화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는 시대에 예술의 거리는 걸맞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예술적 색을 물들여 고유한 문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오 위원은 상가, 지자체, 전문가, 시민들이 반드시 공감하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이는 사람에 의한 행위로 채우고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은 이를 위해 2가지의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예술의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찾아내고 길러야 한다고 했다.
둘째는 문화적 커뮤니티, 문화적 소모임을 늘리고 이들이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시민참여형 창조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예술의 거리를 문화적 공간으로 만드는 4가지 방법으로 창조적 공간의 계획 및 설계를 통해 다양한 문화적 구역 조성, 유휴공간과 유휴시설에 지역 창의적 산업의 유치, 유휴공간의 문화적 재생을 통한 주민의 삶의 질을 함께 엮어가는 과정,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공간개발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 수정 등을 요구했다.


이어 발표한 조용준 교수는 '중심시가지 상점가 재생의 몇 가지 조건과 과제'를 통해 "그간 중심시가지 재생이 대부분 환경개선 등 물리적 관점에민 치중한 반면 사회적이거나 경제적인 측면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하고 "근대적 도시계획의 관점에서 벗어나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인간이라는 자산의 재편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외국 사례에서 본 상점가 재생의 3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는 예술의 거리가 안고 있는 상점가의 처방을 위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즉 입지기반과 지역커뮤니티, 건물주와 상점주, 상점용도의 층별 특성, 이용자 특성, 개점과 폐점 시간, 주변의 흡인력 있는 시설 등에 대한 상황이나 특질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처방전 발급과 처방단계로서 최적 처방타입 선택과 상세 상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교통, 경관 등의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점가 재생계획은 이를 바탕으로 시민과 행정이 공유하면서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가하는 시민참가프로세스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7년 지정된 예술의 거리엔 찬바람만 분다 25년째 예술의 거리 간판을 달고 있는 3백여m의 이 공간에 1백여개의 크고작은 갤러리, 화방, 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지 않고 있다.
1987년 지정된 예술의 거리엔 찬바람만 분다25년째 예술의 거리 간판을 달고 있는 3백여m의 이 공간에 1백여개의 크고작은 갤러리, 화방, 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지 않고 있다.정인서

이날 논의는 1987년 공식 지정된 예술의 거리가 현재 궁동 중앙로 초입에서 동부경찰서까지 연결되는 3백여m 구간으로 서울 인사동과 비슷한 형태지만 사실은 이에 대비할 수 없을만큼 썰렁하다.

예술의 거리는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전통적인 얼굴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수많은 논의가 전개되었으나 '논의를 위한 논의'에만 머물렀을 뿐 논의가 지나가면 그뿐인 활성화(?)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2009년 4월 9일 동구청에서 열렸던 예술의 거리 특성화 사업구상을 위한 간담회가 열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문진위, 동구청 관계자, 상가 대표 등이 참여, 열띤 논의가 있었지만 지금도 그대로인 상태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86년 문 연 예향화랑 대표 김용배씨는 "25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그림을 좋아해 열정을 바치고 있지만 문화중심도시 광주에는 문화적 분위기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민들도 그림을 사지 않고 작가들도 좋은 그림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현실과 괴리된 채 작가와 화랑, 시민간의 삼각관계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서 작품구입비 예산을 편성하여 작품구입활동을 해야 하고 이 경우에도 유명한 작가보다는 성장가능성이 엿보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구입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술의 거리 #문화중심도시 #광주 #오민근 #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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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무등일보에서 경제부장, 문화부장,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지냈다. 시민의소리에서 편집국장도 했다. 늘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을 안쓰면 손가락이 떨 정도다. 지금은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원 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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