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소방관 순직은 지휘관 역량에 달려

현장 활동 중 순직은 현장 지휘관 역량과 책임감에 있다

등록 2011.03.02 14:12수정 2011.03.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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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환 소방방재청 차장이 주재한 ‘전국 시도 소방본부 안전관계관 긴급대책회의’ 모습
이기환 소방방재청 차장이 주재한 ‘전국 시도 소방본부 안전관계관 긴급대책회의’ 모습소방방재청
이기환 소방방재청 차장이 주재한 ‘전국 시도 소방본부 안전관계관 긴급대책회의’ 모습 ⓒ 소방방재청

지난 2월 19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다시 쓰는 소방관의 기도'로 소방관 순직에 대해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란 '소방관의 기도'처럼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순직한 순직소방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에도 그러하지 못했음을 느끼게 한 방송내용은 우리를 한없이 부끄럽게 했다.

 

그러나 내용에 있어서는 미진함이 있다. 소방발전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머냐?"란 제하의 글에 적힌 "순직 이후의 처우문제는 그나마 많이 개선되었다"며 "한꺼플만 더 깊이 살펴보는 노력을 했더라면…"하는 내용이 그것이다. 즉 상기 글에 대한 댓글 "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는 '내 아내와 아이를 돌보아주소서'만을 안중에 둔거 같다"는 말이 정확한 방송소감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주업인 소방관들은 그들의 신조인 'First in Last out'처럼 순직과 부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순직에 이르러야하는지? 순직을 막을 길은 없는지?"의 대책이 필요하다.

 

소방관들이 순직이나 부상에 이르는 이유는, 과도한 업무와 부실한 장비도 이유가 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장 지휘관의 역량과 책임감이다. 이는 소방최고기관인 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다.

 

최근인 지난 2010년 12월 4일 오전 10시에 소방방재청에서는 '전국 시도 소방본부 안전관계관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잇따른 소방공무원 순직사고와 관련하여,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회의는 이기환 소방방재청 차장을 비롯한 전국의 소방본부 행정과장 등 안전관계관 약 50여 명이 참석하였다.

 

당시 이기환 차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6.2명의 순직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현장 활동 중 순직은 65%를 차지했다"며 "현장지휘관의 역량과 책임감이 순직에 있어 절대적"임을 지적했다. 이는 바로 현장 활동 중 순직은 현장지휘관의 역량과 책임감에 달려있음을 "스스로들도 인식하고 있다"는 증빙이다.

 

순직원인에 대한 인식이 이러함에도 SBS는 순직사고에 절대적인 '현장지휘관의 역량과 책임감'에 대해서는 묵과했다. 당연히 2008년 8월 20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나이트클럽화재에서 고립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사건에 대한 내용을 파악해 현장지휘관의 무능과 무책임감이 가져온 결과를 가지고 분석한 대책을 도출했어야 했다.

 

 무전녹취록과 화재종합보고서의 내용이 다르다(좌가 무전녹취록 우가 화재종합보고서 해당 내용)
무전녹취록과 화재종합보고서의 내용이 다르다(좌가 무전녹취록 우가 화재종합보고서 해당 내용)송인웅
무전녹취록과 화재종합보고서의 내용이 다르다(좌가 무전녹취록 우가 화재종합보고서 해당 내용) ⓒ 송인웅

화점을 찾아 현장에 진입한 소방관이 천장낙하물로 인해 고립됐다. (소방)대원이 고립됐을 경우 표준작전절차(SOP)에 의하면 단위부대장이 총괄지휘관에게 긴급탈출즉시보고-인원점검실시-긴급탈출명령 3회-수색조(긴급대응팀)를 투입하도록 돼 있다. 또 지침에 의하면 모든 소방 활동은 인명검색 및 구조를 가장 우선하도록 돼 있어 전 소방력을 고립된 대원에 대한 검색, 구조 활동에 집중하도록 돼 있다.

 

특히 대원고립상황 대응절차(SOP301-2)에는 "현장지휘관은 대원고립상황발생시 즉각적인 구조 활동을 전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당시 현장에 도착 지휘권을 인계받는 은평소방서장은 즉각적인 구조를 위한 지시나 명령을 한 게 없다.

 

왜 표준작전절차대로 수행을 안했는지?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숙지를 못하여서인지? 현장경험이 없어 겁이 나서였는지? 전날 가무음주로 인한 숙취 때문인지?" 등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 더군다나 "무전녹취록에 기록된 5시 45분경 은평소방서장의 "구조대 한 2개대 추가비발시켜'란 명령을 '구조대, 진압대원 인명구조투입'으로 왜 바꾸었는지?"를 해명하여야 한다.

 

사실을 밝혀 대책을 강구하려는 노력 없이, 말과 형식적로만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고 긴급대책 회의하는 모습은 국민을 우롱하는 대표적인 보여주기 행정의 표본이다. 지금이라도 세 분의 소방관이 순직할 수밖에 없었던 진실을 밝혀라! 진실은 언제인가 밝혀지게 돼 있다.

덧붙이는 글 | 뉴스타운과 제이비에스에도 게재됩니다. 2008년8월20일 대조동화재당시 기자는 소방발전협의회 운영위우너장이었으며 제2대회장을 역임했습니다. 

2011.03.02 14:12ⓒ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뉴스타운과 제이비에스에도 게재됩니다. 2008년8월20일 대조동화재당시 기자는 소방발전협의회 운영위우너장이었으며 제2대회장을 역임했습니다. 
#무전녹취록 #화재종합보고서 #그것이 알고 싶다 #대조동화재 #이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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