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제 '조중동 방송' 대변까지?
- 정병국 발언 뒤늦게 전하며 '일본문화 추가개방' 힘 실어
1일 KBS가 '3.1절에 한일 두 나라의 문화교류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서 한류열풍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KBS는 지난달 23일 나온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일본 드라마 개방' 발언을 뒤늦게 전하는 등 일본 문화 추가개방에 힘을 실었다.
앞서 2월 23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대중문화 추가개방을 시사해 '종편 특혜' 의혹이 일었다.
정 장관은 "10여 년 전에는 일본에 문화적으로 종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리 일본 내 한류 확산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우리가 여러 면에서 문화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드라마를 개방할 때가 됐다"고도 했다.
다음날인 24일 문화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장관의 평소 소신을 얘기한 것뿐', '정부 차원에서 이를 정책적으로 검토하거나 결정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중동 등 종편 사업자들이 일본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장관의 발언은 '조중동 방송'을 위한 또 하나의 특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현재 일본 드라마는 부분 개방되어 있는데, 지상파는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만을 방영할 수 있다.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경우는 '15세 이상 시청가 드라마'를 방영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일본 쇼·오락 프로그램은 개방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 종편 사업자들은 콘텐츠 확보를 위해 일본 쇼·오락 프로그램, 드라마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고, 특히 시청률 경쟁에 유리한 선정적 프로그램도 싼 값에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KBS가 뜬금없이 '일본 문화 개방에 대한 자신감' 운운하며 정 장관의 발언을 전한 것이다.
KBS <개방 13년 한류 역수출>(김석 기자)은 "3.1절에 한일 두 나라의 문화교류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서 "13년 전 우여곡절 끝에 개방된 일본 대중문화가 힘겨운 자리잡기를 하는 사이 일제 강점기 내내 일본이 그렇게 말살하려고 했던 우리문화는 일본 사회에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1998년 일본문화가 처음 개방된 후 "4차례에 걸쳐 드라마와 가요, 오락 프로그램을 뺀 대부분의 일본 대중문화가 단계적으로 개방됐다"면서 "문화적 종속을 초래할 거란 우려와 달리, 일본은 만화영화를 빼곤 제대로 기를 못폈다"고 전했다.
또 "드라마로 폭발한 한류 열풍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고, 아이 돌 가수들이 주도하는 '신 한류 열풍'으로 이어지며 한국 대중문화의 힘을 확인시켰다"면서 "최근 정병국 문화부 장관이 이제 일본 드라마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언급한 것도 우리 문화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보도는 일본 드라마 개방이 "자극과 함께 일본 진출의 명분과 활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큰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평론가의 인터뷰를 실은 뒤, "경쟁력으로 무장한 한국의 대중문화가 도리어 일본을 사로잡으며 문화 강국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일본 문화 추가개방에 힘을 실었다.
덧붙이는 글 | 민언련 홈페이지에서도 볼수 있습니다. www.ccdm.or.kr
2011.03.02 19:00 | ⓒ 2011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