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지난해 6월 22일 저녁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분단을 넘어 평화로 6.25전쟁 60년 평화기도회'에서 '이날을 잊지 말자' 주제로 평화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유성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권정생보다 한 해 앞선 1936년 경남 울주군(현 울산광역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교(동래중, 부산공고)에 다녔다. 고교 2학년 때 폐결핵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돼 기독교에 입문했다. 이후 56년에 서울에 올라와 '순복음신학교'에 입학해 여기에서 나중에 목회 동역자요, 장모가 된 동기생 최자실(1915~1989)을 만났다.
58년 신학교를 졸업한 전도사 조용기와 최자실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 산기슭에 천막교회를 세운 지 3년 만에 서대문에 '순복음 중앙교회'를 개척했다. 이들은 방언과 예언, 신유(신앙을 통한 질병 치유) 등 성령의 은사를 핵심으로 하는 교리를 주장해 '이단'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교세는 급속히 확장되어 1964년 신도수가 2000여 명에 이르렀다. 간호사 출신 최 목사의 치유사역과 조 목사의 설교로 교세를 확장한 순복음교회는 그로부터 10년 만에 여의도 모래벌판에 교회를 세워 신도수 75만 명의 세계 최대 교회로 키우게 된다.
당시 순복음교회의 성공을 얘기하려면 조용기 목사의 특출한 설교와 조직력을 빼놓을 수 없다. 조 목사는 서울을 20개 지역으로 나눈 '구역'을 조직해 평신도 여성을 구역장으로 임명해 교육하고 구역별로 가정예배를 드리게 해 교세를 확장하는 기폭제로 만들었다. 그러나 조 목사의 기질과 시대 상황이 잘 맞물린 결과이기도 했다.
조 목사는 어릴 때부터 무엇을 하든 최고까지 해야지 중간쯤 하다가 마는 것은 싫어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발행인인 <신앙계>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원래 어릴 때부터 모험심이 강했다"면서 60세에 처음으로 스키를 배워 단기간에 상급자코스를 마스터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60세 때 스키에 도전할 기회가 생겼는데 기왕 탔으면 최고까지 해야죠. 제 기질이 무엇을 하든 최고까지 해야지 중간쯤 하다가 마는 것은 원래 싫어합니다. 잘 타지는 못해도 상급코스까지 가는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러스 인생> 2011년 2월호)한국에 세계 제1, 2의 대형 교회 세운 '형제 목사'들순복음교회의 양적 성장은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하면 된다'는 경제 성장의 열기에 '무엇을 하든 최고까지' 끝장을 보는 조용기 목사의 기질이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킨 결과로 보인다. 김종렬 목사는 한국 교회의 목회현상을 신학적 관점에서 ▲ 보수적 근본주의 ▲ 진보적 급진주의(사회참여) ▲ 문화 자유주의 ▲ 교회 성장주의의 네 가지 흐름으로 구분한다. 그 가운데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교회 성장주의에 대한 진단은 이렇다.
"지난 70년대부터 한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교회 성장의 열기는 대단하였다. 여기에 더욱 부채질한 것은, '하면 된다'라는 내용을 담은 <적극적 사고방식>이란 책을 써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킨 바 있는 노르만 빈센트 피일(Norman V. Peal), 그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배워 미국에서 '수정교회'를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로버트 슐러, 이 슐러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교회를 세계 제일의 교회로 성장시킨 서울의 순복음중앙교회의 조용기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교회성장학을 한국에 소개한 이는 서울의 광림교회 김선도이다." (예장 바른목회실천협의회 편, <제3회 예장전국목회자수련회 자료집>, 148~149쪽).조용기 목사에게 '하면 된다'는 영향을 준 슐러 목사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친구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 중 하나다. 1955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이동영화관 스낵바 지붕에서 설교하면서 목회를 시작한 그는 이후 교회 TV쇼 방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가 담임한 '수정교회'는 미국에선 드물게 신도가 1만 명이 넘고 예산이 7200만 달러에 달하는 대형 교회다.
김선도 목사는 '교회 성장 세미나'를 개최해 조지 헌터 등 미국의 교회성장학자들의 이론을 한국에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긍정적 사고'와 적극적 신앙을 강조함으로써 광림교회를 강남의 최대 대형교회로 키웠다. 참고로 신도수 기준으로 세계 50대 대형교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에 있는데, 특히 모든 교파를 통틀어 1위(여의도순복음교회, 75만 명)와 2위(은혜와 진리교회, 30만 명), 그리고 감리교회 중 1위(금란교회, 12만 명)와 2위(광림교회, 8만 명)가 모두 한국에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형제 목사가 설립한 공통점이 있다.
세계 제1의 대형교회를 세운 '형님' 밑에서 부목사를 지내며 '하면 된다'는 적극적 사고와 성령목회 기법을 전수받은 조용목 목사는 1982년 안양에 은혜와 진리교회를 개척해 세계 제2의 대형교회로 만들었다. 한편 형(김선도)보다 더 '적극적 신앙'으로 무장한 동생 김홍도 목사는 서울 망우동의 금란교회를 세계 최대의 감리교회로 키웠다.
대형교회 공통점, 교회나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분규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