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퇴근,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고유가 시대의 대안 자전거 타기

등록 2011.03.10 18:27수정 2011.03.10 20:1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녁에 집에 들어와 TV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린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기름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소식 때문이다. 최근에 발생한 중동사태 때문이라고 기자는 설명하지만, 석유값이 오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지구에 묻혀 있는 유한한 자원을 오랜기간 동안 대책없이 무한정 써대는걸 보면 말이다. 이 검은 화석연료를 싸고 지속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어느 초강대국은 석유가 나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도 하니 석유는 이제 '블러드 오일' 이라고 불리기에 이르렀다.     

 

5년 넘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마트도 가며 여행도 즐기는 내게 자전거 타는 것은 이제 삶의 방식이 되었다. 11킬로그램 나가는 내 애마 잔차는 7배나 무거운 주인을 태우고 잘도 달린다. 가끔 자가용을 혼자 타고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상념이 떠오른다. 몸무게가 70킬로그램이 넘는 한 사람을 나르기 위해 1톤이 넘는 큰 괴물을 움직이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 내가 사는 도시 서울은 출퇴근때 이런 나홀로 운전자가 70%를 넘는 곳이다.

 

휘발유가 리터당 2천 원이 넘어가는 시국에 많은 사람들이 전철과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점심밥을 같이 먹다가 자판기 커피를 마시다가도 고유가를 우려하는 주위 사람들. 자전거가 일상인 내 삶의 방식을 슬며시 권해 보았다. 생각외로 다양하고 많은 '걱정거리'가 쏟아져 나왔다. 혹시 나도 자전거와 친해져 볼까하고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Q&A 로 정리해 보았다. 이제 자전거가 레저만이 아닌 일상의 교통수단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출근하는 길, 정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출근하는 길, 정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김종성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출근하는 길, 정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 김종성

 

Q.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고 차들 때문에 위험할 것 같아요.

 

먼저 자전거가 자가용에 결코 뒤지지 않는 교통수단임을 알려 드립니다. 특히 '러시아워'라고 하는 출퇴근 시간대엔 정체와는 무관한 자전거는 더욱 유리합니다. 먼저 인터넷 지도를 보며 목적지까지 자전거 도로가 어떻게 나있는지 알아 보세요. 요즘 인터넷 지도에는 자전거 도로 표시도 나있답니다. 출퇴근길에 자전거 도로 구간이 50%를 넘고, 출근 거리가 20Km 정도가 된다면 도전해 볼만 합니다. 저처럼 익숙해지면 자전거 도로 없이 출근하기도 하지요. 일이나 약속 때문에 퇴근이 너무 늦어지면 자전거를 전철에 싣고 퇴근을 해도 됩니다. 요즘엔 붐비는 시간이 아닌 한, 전철의 맨 앞이나 맨 뒷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게 해주거든요.   

 

Q. 자전거를 도난당할까봐 걱정되요.

 

 자전거 자물쇠계의 종결자 사관절락
자전거 자물쇠계의 종결자 사관절락김종성
자전거 자물쇠계의 종결자 사관절락 ⓒ 김종성

 

큰 마음먹고 장만한 자전거를 열심히 타며 정이 들었는데, 어느 날 누군가에게 도난당하게 되는 일이 많아 다들 그런 걱정을 합니다. 저도 애마 자전거를 거치대에 잘 묶어놨음에도 2번이나 도난당했었거든요. 다행히도 얼마전 대만에서 만든 2만 원 정도 하는 '사관절락'이란 자전거용 자물쇠가 나와서 많은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자전거 보관에 대한 시름에서 맘편하게 되었어요. 이 자물쇠는 어찌나 강력한지 어떤 자전거 잡지사에서 실험을 했는데, 자전거 절도범들이 쓰는 어떤  절단기로도 잘리지 않는 유일한 자물쇠로 뽑혔답니다. 자물쇠에 브라켓 또는 아답타란 것이 달려 있어서 자전거 프레임이나 싯포스트에 장착해서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Q. 비올때나 추운 겨울엔 어떻하죠.

 

저도 여름 장마 기간이나 눈 펑펑 내리는 추운 겨울엔 자전거 통근을 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자전거를 못 탈 정도로 춥고 비오는 날은 일 년에 60일이 안되더군요. 더욱이 그런 날엔 애마가 더 그립고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되구요. 고수가 되면 살을 에이는 겨울 추위속을 달리며 짜릿함을 맛보는 '짐승' 자출족이 되기도 한답니다.    

 

Q. 땀도 흘리고 옷도 갈아 입어야 할텐데.

 

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회사에선 샤워장 같은 시설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화장실을 이용하세요. 주로 바지인 옷도 갈아 입을 수 있고, 아무리 땀을 흘려도 수건을 물에 적셔 땀이 많이 나는 곳만 닦으면 근무에 충실할 수 있을 정도로 개운해집니다. 한 번 실천해보세요.    

 

이렇게 2주만 자전거 통근을 해보자. 당신이 걱정했던 것 보다, 상상한 것 보다 훨씬 좋다는 걸 알게 된다. 건강을 위해 따로 돈과 시간을 들여 운동할 필요도 없고, 교통비 절약, 환경보호 등등 자전거 타기는 많은 장점을 가진 교통수단이다. 특히 내게는 자전거가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어 정신 수양에도 좋았다.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출근하면서, 직장이나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퇴근하면서 공중에 날려 버린다.   

 

자전거 페달을 밟는 순간 당신은 자신과 국가, 지구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사계절을 느끼며 달리는 자전거 통근길은 정신건강에도 참 좋아요.
사계절을 느끼며 달리는 자전거 통근길은 정신건강에도 참 좋아요. 김종성
사계절을 느끼며 달리는 자전거 통근길은 정신건강에도 참 좋아요. ⓒ 김종성
2011.03.10 18:27ⓒ 2011 OhmyNews
#자전거 #자전거출퇴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3. 3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4. 4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5. 5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