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공항
이상기
여행을 하다 보면 일정이 조금씩 바뀔 수 있다. 원래 계획은 낮 12시40분에 떠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오전 10시10분으로 2시간 30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그 바람에 아침시간이 촉박하게 되었다. 공항에 3시간 전에는 가야한다는 명목으로 새벽부터 서둘렀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하니 7시40분쯤 되었다. 수속하는데 30분 정도면 되니, 공항에서 두 시간 정도를 보내야 한다.
가면서 나는 동행한 카탈루냐어 가이드 미겔에게 에스파냐어 발음과 카탈루냐어 표현도 한두 가지 배웠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Z발음이었다. 우리는 보통 ㅅ으로 발음하는데 영어의 [Ɵ]에 해당하는 발음이라고 가르쳐 준다. 그러므로 우리 표기로는 ㅆ이나 ㄷ으로 발음하는 게 더 맞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아스타 마니아나' 하고 작별인사를 하니 카탈루냐어로는 '우고 무초스'라고 고쳐준다. 카탈루냐인들의 자존심이 느껴진다.
공항 밖에는 별로 볼 것이 없어 보안수속을 마치고 바로 안으로 들어가 서점과 면세점을 살펴본다. 서점에서는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라는 책을 하나 산다. 이 책에서는 바르셀로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2000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 항상 새로운 정신을 추구하는 도시, 로마, 고딕, 모더니즘 문화유산이 있는 도시.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도시, 온 세상이 벤치마킹하는 도시,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