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망울이 초롱초롱하고 선하다.
이현상
장터 중앙에는 각종 먹을거리가 있다. 족발에서부터 순대, 돼지껍데기 볶음, 문어숙회 등 안주로 삼기 딱 좋은 메뉴들이다. 한 사람이 5천 원이면 소주나 막걸리 한 병에 푸짐한 안주까지 먹을 수 있다. 칸막이 없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천정부지 올라가는 물가와 예전 같지 않다는 팍팍한 세상사도 안주삼아 시름을 나눈다. 5일을 근무하고 쉬어야 하듯이 이들도 5일에 한번쯤은 이곳에 나와 가슴 속의 든 말을 꺼내놓아야 한다.
안주는 공짜, 칡막걸리 한 잔에 2500원하는 주막에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서서 무료로 제공하는 부침개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신다. 아마도 '술 고프고', 배고픈 사정을 알아주는 고마운 집일 게다. 여느 장터가 그렇듯이 이런 후한 인심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딱한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
애견부에는 대부분 소위 '믹스견'이라고 불리는 강아지들이 나와 있다. 더러는 낯선 풍경과 사람들 때문에 주눅 들어 있었지만 몇몇은 개구쟁이처럼 부산하다. 진돗개와 풍산개의 잡종이라는 강아지의 가격을 묻자 3만5천 원이란다. 키울 형편이 안 되어 선뜻 사지는 못했지만 개는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선량하기 그지없는 눈동자를 보며 부디 착한 주인을 만나길 빌었다.
모란장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대원천 하류의 복개천 위에 열린다. 길이 약 350미터, 폭약 30미터, 면적 약 3300평에 이르는 대규모 5일장이다. 입구에서부터 화훼부, 잡곡부, 약초부, 의류부, 신발부, 잡화부, 생선부, 야채부, 음식부, 애견부, 가금부로 나누어져 있다. 장터 주변에는 돼지 부속물과 호박죽, 칼국수 등을 파는 음식점이 있다. 3일과 8일에는 식용개와 가금류를 파는 장이 서기 때문에 애견가들은 불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모란장 공식 누리집은 http://www.moranjang.org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