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1구상록수림에 돌러싸인 홍도1구가 평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임경욱
500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홍도는 1구 주민은 대부분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며 생계를 꾸리는 반면, 2구 주민은 주로 어업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관공서를 제외한 건물은 거의가 숙박시설이거나 음식점 혹은 노래방 등 유흥업소들이다. 더욱이 좁은 공간에 무분별하게 지어진 건물들은 우리나라 건축행정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지중해의 휴양지처럼 섬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울리게 건축물을 배치하고 관리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제는 주민들 간의 이권다툼에 감히 어쩌질 못하고 방관하고 있는 상태다.
관광철이 아니라 섬 안은 대체로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홍도의 최고봉인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나무데크를 설치하여 오르기에 편리했다. 368m의 낮은 봉우리지만 5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식생이 형성된 자연의 보고로 2002년에 산림청으로부터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구실잣밤나무, 돈나무, 황칠나무 등 상록수림이 우거진 등산로를 따라 오른 깃대봉에서는 홍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섬과 섬 사이에 섬이 있고, 섬 너머에 이름모를 섬이 있다. 망망대해에 그려진 한 폭의 동양화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