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등록금에 '뿔난' 대학생들, 2일 한 자리에 모인다

'4·2 반값등록금 대학생 대회', 연속적 전체학생총회 성사 속 기대감 고조

등록 2011.04.01 21:30수정 2011.04.0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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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11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하라는 집회를 열고있다
지난 3.11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하라는 집회를 열고있다등록금 인상대학 공동행동

연초마다 대학교 내에서는 '등투'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등록금 투쟁'의 줄임말인 이 용어는 총학생회로 대표되는 학생 자치단체가 등록금 인상을 막기 위해 학교를 대상으로 투쟁을 벌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럼에도 대학 등록금은 해를 거듭해 올라갔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르다. 지난 3월 24일 경희대를 시작으로, 29일 우석대, 30일 덕성여대·서강대·인하대·인천대, 31일 고려대·이화여대에서 전체학생총회가 잇따라 성사됐다. 그리고 2일 오후에는 등록금넷과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하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대회 '미친 등록금의 나라, 이제는 바꾸자!'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다.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인 등록금 문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학생들, 채플 거부·천막 농성 등 지속적인 행동 예고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한 학교의 총학생회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김수림 덕성여대 총학생회장은 "2008년부터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지 않나"라며 "이렇게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올해 들어 많은 대학에서 전체종학생회가 성사되는 것은 (등록금 문제의 심각성과 관련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고 학생들이 모여 '하면 된다'는 의식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성원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도 "등록금은 전 사회적 이슈이며, 해결되어야 한다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에 학우들이 스스로 모였던 것"이라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체 학생총회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30일. 서강대 전체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서서 비표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서강대 전체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서서 비표를 받고 있다.최지용

 지난 3월 24일 경희대 서울캠퍼스 노천극장에서 2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학생총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24일 경희대 서울캠퍼스 노천극장에서 2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학생총회가 열리고 있다.경희대 총학생회

전체 학생총회 성사는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지난 3월 31일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시킨 유지영 고려대학교 부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문제는 그동안 해결하고 싶은 열망이 (학생들 사이에서) 높았는데, 다른 대학들이 다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하는 과정에서 고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겠다'는 의식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번 시작된 대학가의 움직임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고 하더라고, 학생들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학생들의 집단행동이다.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31일 전체 학생총회에서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다음 주 월요일(4일)부터 채플 거부건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김준한 서강대 총학생회장도 "전체 학생총회에서 동맹휴업건은 부결되었으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시전학대회 등을 통해 다른 공동행동을 고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하대는 현재 본관 일부를 점거하고 지속적으로 학교 당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5월에 2차 전체 학생총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삭발까지 감행한 덕성여대의 경우에는 천막농성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전체 학생총회를 통해 학생처를 점거, 농성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나서야 근본적 해결 가능해"... 전국 대학생, 한자리에 모인다

그런 가운데 4월 2일 오후 2시에 전국의 대학생들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으로 모인다. 등록금넷과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하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대회 '미친 등록금의 나라, 이제는 바꾸자!'가 열리는 것. 대회 후에는 동대문까지의 행진도 예정되어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선 인천대 총학생회장은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등록금 문제는 학교 당국이 해결해 주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나서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참여의 뜻을 나타냈다. 

전체 총학생회를 성사시킨 다른 대학교들도 적게는 수십여 명, 많게는 백여 명 단위로 2일  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박자은(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등록금 관련 사안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고조된 것 같다"고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예상했다.

김준한(서강대 총학생회장) 한국대학생연합 서울대학생연합 의장도 "'요즘 대학생이 가장 살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무리 학생들이 개인화되었다고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변화의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학생들의 요구를 껴안아 가져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일, 대학로에 모일 청춘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행동할지 주목된다.
#반값등록금 #한대련 #등록금넷 #전체학생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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