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의 확대를 돕겠다는 오지랖이라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오 대표도 두 차례나 오지랖의 오프라인 모임에 초대되어 참석했었는데요,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우선 오죽 오연호가 못했으면, 오죽 <오마이뉴스> 내부에서 못했으면 밖에서 나설까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오마이뉴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까칠한 토론도 오고갔는데 그만큼 <오마이뉴스>에 대한 애정이 많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출발부터가 자발적으로 밖에서 만들어진 모임이니까 앞으로도 모임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 지금이야 한숨을 돌렸지만 한때 경영상 큰 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2009년 3월 <오마이뉴스> 전 직원의 연봉이 깎였어요. 대표는 40%, 간부는 30%, 직원은 20%씩 깎였습니다. 세계 경제 위기도 있었지만 기업들이 자꾸 이명박 정부의 눈치를 보는지 광고가 줄더군요. 그래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돼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했지요. 고맙게도 직원들이 많지도 않은 월급을 깎는 데 동의해 줬어요."
- 그렇게 전 직원 연봉삭감을 하는 위기 속에서 매달 1만 원씩 자발적으로 돈을 내는 유료회원인 10만인클럽을 제안하셨는데요.
"그랬죠. 호소할 곳은 독자밖에 없었죠. 10만인클럽은 <오마이뉴스> 창간 때부터 생각했던 오랜 꿈이에요. 지금 광고나 협찬으로 내는 수익이 전체의 70%까지 되는데 이걸 50%대 아래까지 낮춰야 한다고 봤죠. 그래야 사장이 바뀌고, 편집국장이 바뀌더라도 시스템적으로 참언론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 오연호 대표의 10만인클럽 참여 호소를 보고 일부에서는 경영 부담을 독자에게 넘긴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10만인클럽은 단순히 독자로부터 구독료를 받는 게 다가 아니에요. 기획 의도는 10만 명이 모여 같이 공부를 해보자는 거였어요. 우리 내부에서는 10만양병설이라고도 했죠. 이게 홍보가 좀 덜된 것 같아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깨어 있는 시민'을 강조했잖아요. 그러려면 함께 공부해야겠다는 결론이 나더라고요. 지금까지 마흔두 번이나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이 대표적인데 큰 호응을 얻고 있어요. '10만인클럽으로 한 게 뭐 있느냐'는 지적은 참 서운하죠. 10만인클럽 특강으로 지금까지 수천 명이 공부했으니 자부심을 느낄 만하거든요."
- 10만인클럽으로 <오마이뉴스> 살림살이는 좀 나아지셨습니까(웃음)?
"10만인클럽에서 매달 약 5000만 원씩 연 6억 원 가량 수익을 얻고 있는데 실제로 회사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최근 <오마이뉴스>가 매달 약 5억 원의 수익을 올리니 적지 않은 비중인 셈이죠. 지난해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흑자를 내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고요."
- 사정이 나아졌으면 직원들의 연봉은 어떻게 됐죠?
"지난해 원래대로 복귀했고 올해는 아직 노사협상 중이에요. 한때 깎았으니 많이 줘야 하는데 살림이 늘 쪼들려서(웃음)."
"십만명 모으면 미디어혁명... 세계가 주목할 것"
"사실 저는 누적 1만명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어떤 인터넷 언론사도 하지 못한 일을 <오마이뉴스>와 우리 시민이 해낸 거죠. 그러나 최근 유효회원 수가 줄어들어 걱정입니다. 그래서 제가 몸으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노력해서 유효회원 수를 3만 명까지 끌어 올리는 게 현재의 목표에요. 3만 명이 월 3억 원씩 뒷받침을 하면 <오마이뉴스>가 그 어떤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의 장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거니까요."
- 찾아가는 특강 이외에 10만인클럽 활성화를 위해 어떤 시도들을 하고 있나요?
"우선 회사 내에서 반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해보기 위해 5월 1일부로 10만인클럽을 전담하는 부서가 꾸려져요. 아마도 세 명이 그 팀에 들어가게 될 것 같아요. 전에는 한 명이 맡았으니 한계가 있었죠. 10만인클럽에게 우선권을 주는 온오프라인 행사도 더 많이 기획할 것입니다. 제가 앞치마 두르고 한 달에 한 번씩 10만인클럽 회원들과 김치찌개 끓여 먹는 행사도 해볼까 합니다."
- 10만인클럽이 활성화되면 광고는 없애는 건가요?
"광고는 계속 받을 겁니다. 기업도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니까요. 그러나 10만인클럽 회원이 늘어나면 전체 수익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기 때문에 광고주나 정치권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확실히 줄어들 거라고 봐요."
- 지난해 2월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삼성 비판 칼럼을 싣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광고주의 영향력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요.
"삼성 문제라서 더 부각이 된 점이 없지 않은데 '싣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표현을 조금 고쳐서 싣자'는 게 <오마이뉴스>의 입장이었습니다. 변호사와 상의했는데 표현에 문제가 될 부분이 있었거든요. 10여 명의 독자가 그 일로 10만인클럽을 떠나시더군요. <오마이뉴스>가 보여준 그동안의 보도 태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봤어요. 그래도 <오마이뉴스>에 비판의 성역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삼성 그룹은 물론이고 이건희 회장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 10만인클럽이 확대되어 재정이 안정되면 <오마이뉴스> 콘텐츠가 더 좋아진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확실히 그렇습니다. 지금은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니까 사이트 혁신에서도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잘 실현이 되지 않고 있죠. 솔직히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돈 문제로 하지 못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지금 <오마이뉴스>에 개발자가 네 명 있어요. 블로그 기능을 개선한다고 하면 우리 기술자 모두가 거기에만 매달려야 해요. 그동안 다른 부분은 모두 멈춰 있는 거죠. 조만간 <오마이뉴스>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할 예정인데 이것도 외부에 제작을 맡겼어요(4월 13일 정식 출시). 인터넷 환경은 변화가 빠른데 넉넉하지 못하다보니 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네요. 또 살림이 피면 이집트사태나 일본지진사태 때에 해외취재를 훨씬 다각적으로 할 수가 있겠죠."
- 만약 10만인클럽의 최종 목표인 회원 10만명을 정말로 다 모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자체가 '미디어 혁명' 아닐까요(웃음)? 세계가 주목하겠지요. 월 10억 원을 독자가 모아준다면 미디어로서 매우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죠. 못할 일이 없죠. <오마이TV>를 확대강화하는 등 조중동 종편시대에 대항할 수 있는 미디어를 충분히 만들 수 있지요. 대안 미디어인 <오마이뉴스>는 언제나 기존 매체가 하지 못했던 일들에 도전할 준비가 돼 있어요. 10만인클럽 회원이 정말 10만 명이 될 때까지 독자들께서 <오마이뉴스>에 대해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0만인클럽 동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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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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