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장, 안양도시공사 설립계획 '급제동'

"면밀한 검토 필요하다"... 재정, 민간기업과 경쟁, 타 지자체 사례 경종

등록 2011.04.17 15:13수정 2011.04.17 15:13
0
원고료로 응원
 안양시청 전경
안양시청 전경최병렬

경기 안양시가 기존 시설관리공단을 폐지하고 인력을 흡수해 (가칭)안양도시공사 설립 추진에 나섰으나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최근 "조금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존에 추진해온 도시공사 설립작업을 보류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급제동이 걸렸다.

안양시 관련부서에서는 최근 안양시설관리공단을 폐지하고 도시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시장에게 보고했으나, 최대호 시장은 "도시공사 설립시 초기 부담이 큰 반면 회수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며 사업성을 조금 더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시장이 도시공사 설립보류지시를 통해 도시공사 설립에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초기 자본금 출자규모가 최소 100억~200억원에 달하는 반면 회수에 5~6년이나 걸려 재정사정이 좋지 않은 시 입장으론 선뜻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양시는 공사설립으로 도시개발이나 각종 경영수익사업을 벌여 시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확충을 기대하고 있지만 도시공사가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민간기업과 경쟁을 통해 과연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도시개발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시설공단 인력이 대거 도시공사로 넘어오지만 전문인력이 즐비한 민간기업과 경쟁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실제로 1996년 설립된 안양시설관리공단에는 혁신경영팀, 주차견인팀, 체육시설팀, 가로보안등팀 등 8개 팀에 269명이나 근무하고 있지만 대부분 도시개발과 거리가 먼 공공·체육시설관리, 주차장 운영사업 인력이다. 따라서 도시개발 전문가를 상당수 채용한다고 하더라도 손발이 움직여주지 않는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양도시공사로 흡수될 예정인 시설관리공단 사업
안양도시공사로 흡수될 예정인 시설관리공단 사업시설공단

경기도, "기존에 운영중인 도시공사 좋은 형편 아니다" 재검토 통보


아울러 도시공사는 시가 100% 투자하는 지방공기업으로 흑자경영을 내기 위해 주민복지를 위한 공공시설 사용료가 과다하게 책정되고 적자 경영시 가뜩이나 추락하고 있는 시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으며, 이에따른 민심의 반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안양시도시공사 설립 추진 배경

도시(개발)공사란 도시 재개발과 도로 및 하천, 전기, 상·하수도 같은 도시 기반시설 건설 등의 수익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자체가 재원을 마련해 설립하는 공기업을 말한다.

안양시가 도시공사 설립에 나선 배경은 현 시설관리공단이 시설관리 위주의 기능으로 기구나 인력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주식발행이나 타 법인으로부터 출자 제한 등 제도적 제약 때문에 경영수익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필요성이 제기돼 추진해 왔다.

또 도시 규모나 재건축·재개발이 산적한 도시 특성과 개발 욕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도시공사가 만안뉴타운 사업, LH가 덕천지구와 냉천·새마을지구에 대해 시행을 맡아 추진중이나 난항으로 자체적으로 사업을 모색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안양시는 오는 5월 타당성 조사용역 실시후 경기도와 협의, 안양시의회 검토 의견청취,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도시공사 조례 제정, 정관·임원 임명, 설립 등기 등의 절차를 밟아 오는 10월 시설관리공단을 폐지하고 안양도시공사를 출범시킬 예정이었다.
무엇보다 공사 설립 재검토는 경기도의 부정적인 응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양시는 지난 2월 경기도에 도시공사 설립 의견을 조회한 결과 도는 지난 3월 안양시에 보내온 회신을 통해 '도시공사 설립에 초기 자본금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기존에 운영중인 10여개 지자체 도시공사도 좋은 형편이 아니다'며 재검토 의견을 통보했다.

지난 1999년부터 지방공기업 설립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고부터 도시공사 설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로 경기도의 경우 최근 인구 17만의 의왕시까지도 설립하는 등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 10여 개에 넘으며 전국적으로 무려 50여 개에 달한다.

그러나 감사원과 행안부 발표에 따르면 적자, 경영부실, 인사 청탁 등 손실과 불명예스러운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특히 행안부의 '신설공기업 경영실태 점검 결과 보고서'에는 청산·통폐합 등의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지자체도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따라서 안양시는 10월 설립예정으로 추진해온 도시공사 설립작업을 일단 보류하고 사업성을 더 면밀히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안양 #도시공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4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