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망에 환호하는 미국 시민들
연합뉴스
백악관 밖에서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빈 라덴 사망을 "축하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 사람의 죽음을 축하한다는 것은 다소 당황스런 모습일 수 있지만 3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9.11 테러를 생각한다면 미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는 있다.
9.11 테러는 미국인들에게 단순한 테러 이상의 사건이었다. 미국인들은 진주만 공격 이후 처음으로 미국 본토가 대대적인 공격을 받아 불바다가 된 모습을 지켜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자유경제의 상징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세계 최대 군사강국의 상징인 국방부 건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인들에게 미국 전체가 무너져 내린 것 같은 충격을 줬다.
테러 주동자들이 미국 땅에서 테러를 준비했고 세계 최고라는 미국 첩보 당국이 그것을 몰랐다는 점도 미국인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은 3천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했고 사망자들의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 가슴아파했다. 그들에게 빈 라덴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국가의 적이자 개인의 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 발표의 서두에서 9.11 사망자들에게 먼저 애도를 표하고 특별히 부모의 사망 후 남겨진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빈 라덴의 사살이 여느 첩보작전과는 달리 3천 명이 넘는 9.11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을 죽인 잔인한 범죄자에 대한 정의의 실현임을 강조했다. 덧붙여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겨냥한 대테러 전쟁이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안전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대테러 전쟁은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알카에다, 재결집과 세력 확장 기회로 삼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