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최병수와 신부 채옥희. 뒤에선 이는 주례를 맡은 한상준 교장
오문수
역마살이 들어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반전반핵 모임이나 환경회의만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한 최병수. 목수이자 화가로, 환경운동가로 국내보다 외국에 더 많이 알려진 최병수. 전국으로 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반전과 지구온난화 문제를 외치며 걸개그림과 조각, 퍼포먼스를 하던 최병수가 드디어 장가를 갔다.
14일(토) 오후 1시. 원불교 여수교당에서 열린 그의 결혼식에는 그를 아는 지인들이 전국에서 찾아와 교회당을 가득 메웠다. 그의 나이 52세이고 신부는 현직 교사인 채옥희(44세)씨다.
예정된 시간이 다 됐는데도 개량한복을 입고 출입구에 서서 안내하거나 착석한 지인들에게 인사 다니는 최병수. 보다 못한 사회자의 멘트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신랑, 이제 결혼식을 시작합시다. 어서 나가세요. 오늘 결혼식은 '미녀와 야수'의 결혼식입니다. 신랑이 좀 늙어서 ~군이라는 말이 잘 안 나오네요. 늦었지만 세쌍둥이를 한꺼번에 낳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이 자리에서 세쌍둥이 돌잔치를 할 예정이니 꼭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