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차 앞에 늘어선 물통
유엔인도주의사업조정국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많은 소말리아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다. 소말리아의 공식 인구는 약 980만 명인데 이중 약 20%가 국내외 난민이 되었다. 유엔난민국에 의하면 고향을 떠난 국내 난민은 약 140만 명이고 해외에서 난민으로 등록된 사람은 약 67만 명이다. 이 외에도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일자리와 새로운 삶을 찾아 해외에서 떠도는 소말리아 사람들은 약 1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말리아에 남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겨우 겨우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은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들의 송금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일자리와 새로운 삶을 찾아 해외로 떠난 약 1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실은 소말리아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유엔에 의하면 1990년대 말 해외 송금은 소말리아 경제의 67%를 책임졌다. 비비씨(BBC)는 월드레미트(WorldRemit)라는 송금회사 설립자인 이스마일 아메드의 말을 빌려 그 수치는 지금은 훨씬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메드는 소말리아 전체 가구의 40% 이상이 해외 송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액수는 연간 20억불(한화 약 2조 2천억)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소말리아 경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해외 송금에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해외 송금은 소말리아 전체 경제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난으로 경제의 핵심인 해외 송금이 줄어들고 있다. 해외 송금이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만큼 송금이 줄어들면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소말리아의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소말리아에서 소비되는 물자의 수입은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다. 제삼국에 자리 잡은 이들은 소말리아와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중개한다. 소말리아의 목축업도 경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웃 케냐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들의 육류 소비가 늘면서 소말리아의 육류 수출이 늘고 있다. 그러나 가뭄으로 인한 가축들의 사망으로 육류 수출과 관련된 경제활동도 심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동통신 사업은 예상 외로 큰 성공...해외송금 줄면 타격20년 동안 내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1994년 시작된 이동통신 사업은 예상 외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비비씨(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것은 일부 사업가들이 내전이라는 상황에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긴급한 필요를 파악해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동통신 전문가인 아메드 파라도 이점을 강조했다.
"이동통신 회사들을 세운 소말리아 사업가들은 위험을 무릅쓴 선택을 했다. 그들은 위험이 적은 지역 대신에 소말리아에 투자를 했다. 이제 그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고 이동통신 분야는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의 성공 덕분에 소말리아 사람들은 세계 어디서든 소말리아의 가족 및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9개 회사가 문자 메시지부터 이동전화 인터넷 서비스까지 선진국에 못지않은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관계로 소말리아 사업자들은 세금과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상품과 사업의 안전을 위해 경비업체들을 고용하고 여러 무장세력들에 뇌물도 주어야 한다. 이동통신 사업이 예외적으로 성공을 이루긴 했지만 사업 종사자들은 효율적인 정부가 있다면 더욱 더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난으로 인한 해외 송금이 준다면 성공을 이룬 이동통신 사업마저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말리아의 장기 내전은 소말리아 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을 벗어날 수 있을 길을 가로막았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희망이 없는 고국을 떠났고, 또 다른 사람들은 구하기 쉬운 무기를 들고 해적이 됐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해외로 나간 가족들이 보내주는 돈에 의지해 살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내전에 더해 자연재해인 가뭄이 덮쳤고 해외에서의 송금도 줄어들고 있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내전, 자연 재해, 해외 송금 감소라는 동시 악재로 결국 소말리아를 떠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남은 사람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던 소말리아 경제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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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잘 적응하는 낙타까지 죽어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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