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작업 중인 굴착기. 강 한복판에서 작업을 해 흙탕물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주변에는 흙탕물을 막아주는 오탁방지막 등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다(19일 촬영).
최지용
경북 구미의 단수 대란을 불러 온 봄비(9~10일)가 낙동강에 입힌 상처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남한강 4대강 사업 구간의 홍수 대비 현장조사(관련기사 :
4대강 사업, 80mm 비에 무너졌다)에 이어, 19일 실시된 낙동강 구간 현장조사 결과, 곳곳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번 경북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최대 100mm가량으로 봄비치고는 많은 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 구간이 6월 말 공정을 마무리할 예정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피해는 더 큰 우려를 낳는다. 공사가 마무리 된 이후에도 과연 큰 비를 버텨낼 수 있을지, 다가오는 장마철을 견뎌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날 조사를 펼친 지역은 남한강과 마찬가지로 지천에서는 역행침식이 발생했고 본류에도 강변에 많은 시설물들이 피해를 봤다. 역행침식은 강바닥이나 강기슭(제방)이 무너져 내리는 침식현상이 강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서 확산하는 현상을 말한다. 남한강과 비슷한 원리로 발생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양이 비교가 안 된다.
낙동강이 300여 킬로미터에 걸쳐 사업이 진행되지만, 한강은 그에 비하면 매우 짧은 거리인 약 50 킬로미터가 사업 구간이다. 설치되는 대형 보의 수는 남한강이 3개, 낙동강이 8개다. 강바닥 모래를 퍼내는 준설량 또한 낙동강이 8배가량 많다. 이번 조사의 대상이 된 지천만 해도 61개에 달한다. 홍수 발생지역과 그 피해 정도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4대강저지범대위와 생명의 강 연구단, 시민환경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이번 조사단은 이날부터 총 3일에 걸쳐 경북과 경남의 낙동강 인근을 현장조사한다. 이날이 그 첫날로 조사는 낙동강 상류 경북 안동 인근의 내성천부터 경북 구미 일대까지 진행됐다.
"온전한 지천 거의 없다"... 본류 합류지점 침식 심각각 지천의 홍수 위험을 조사하기 전 본류에서도 여기저기 홍수 피해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경북 예천군 풍양면 영풍교(낙동강 35공구) 아래 모습이다.
불어난 강물이 강 양쪽에 있는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하상유지공을 덮쳤다. 강물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반대편 콘크리트로 된 구조물의 벽면도 간단히 부러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