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자라다.
조찬현
자라 부화장이다. 자라 알을 앉힌 후 45일 지나면 부화한다. 지난 21일 알에서 올 첫 새끼가 태어났다. 스티로폼 박스에서 부화한 자라의 새끼는 스티로폼 아래에 있는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알은 45일이 지나면 부화합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350~400개의 알을 앉히죠. 지난 4월 5일 앉혔는데 21일 알에서 나왔습니다, 귀엽죠."산란을 위해서는 적정한 온도와 습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온도와 습도가 자라 부화율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몸보신 될 것 같은 용봉매운탕 자라요리는 미식가들 사이에 몸보신용으로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15년 전 한때 우리나라에 자라양식 붐이 일기도 했지만, 자라는 성장이 더딜 뿐만 아니라 수요처가 별로 많지 않아 양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곳 농장에서 키운 자라는 음식과 엑기스로 판매한다.
식당의 실내가 고풍스럽다. 박제한 꽃사슴, 꽃수를 놓은 병풍, 유명한 동양화가의 수묵화가 눈길을 끈다. 한정식으로 내공을 쌓은 안주인의 음식 솜씨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자라요리는 용봉탕, 자라찜, 용봉매운탕 등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평범하고 대중적인 용봉매운탕을 선택했다. 용봉탕 12만 원, 자라찜 8만 원, 용봉매운탕은 1인분이 1만 원이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담 없는 메뉴인데다 이집에서 올 3월 개발한 음식이라 유독 관심이 간 것이다.
사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단돈 1만 원에 어디 가서 용봉탕 맛을 보겠는가.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에 식당 메뉴판은 덕지덕지 인상된 딱지가 붙어있으니. 요즘 한식집에 가면 1만 원으로 고를 수 있는 음식 종류가 그리 많지 않다.
김치전용 냉장고에서 숙성된 3년 된 묵은지, 농장에서 자란 자연산 미나리와 채소 등으로 차려낸 상차림은 정갈하다. 꼴뚜기젓갈과 다른 찬들도 손놀림을 분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