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재개발 지역에서 강제철거를 반대하며 농성하고 있는 칼국수집 '두리반' 건물.
유성호
대안적 문화생산의 실험, <뉴타운컬쳐파티>창작물이 자유롭게 복제, 유통되어 수용자의 문화 향유를 제한하지 않고, 수용자가 또 다른 창작자가 되는 문화적 선순환이 이루어지면서도, 창작자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고 안정적으로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단순히 저작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 문화기업에 의한 독과점 문제, 문화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나아가 사회 전체의 복지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수준과 각도에서 풀어야할 문제이다. 이를 위해 정책적인 대안이 마련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대안적인 문화생산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독립영화 <뉴타운컬쳐파티>의 '사회적 제작' 실험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뉴타운컬쳐파티>는 철거 위기에 놓인 식당 '두리반'과 가난하지만 음악을 하고 싶은, 그래서 스스로 자립기반을 만들어가는 인디 밴드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이미 2010년 초부터 촬영에 들어가 현재 제작 중에 있으며, 10월경에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뉴타운컬쳐파티>는 시민/수용자의 십시일반 기금으로 제작비를 모아 영화를 만들고, 만든 영화는 1년 뒤 공개 라이선스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사회에 환원하는, 일명 '사회적 제작'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뉴타운컬쳐파티>는 수용자가 십시일반 내는 돈으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수용자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제작자로 참여하게 되는 셈이 된다. 물론 단순히 돈만 내는 것이 아니라, 촬영, 홍보, 오프라인 행사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이미 참여한 회원 중에는 5만 원, 10만 원을 내는 분들도 있는데, 이는 영화관람료 7천 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이다. 즉, 대안적인 생산과 유통이 단지 영화관람료 7천 원을 아끼자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용자의 참여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뉴타운컬쳐파티>는 단지 감독이나 제작자의 소유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뉴타운컬쳐파티>는 정식 공개 후 1년 뒤에 공개 라이선스를 통해 사회에 환원되는데, 이렇게 공개된 영화는 누구나 자유롭게 복제, 배포할 수 있다. 사전에 영화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수용자라도 공개 이후에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감상을 하고, 또 다른 영화 제작을 위해 자발적 관람료를 지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뉴타운컬쳐파티>는 이 영화만이 아니라, 독립영화의 선순환을 위한 자립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뉴타운컬쳐파티>에 기금을 낼 때, 완전 기부/100% 환급/독립영화지원금 출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100% 환급 옵션이나 독립영화지원금 출연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금 납부자가 또 다른 영화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영화 수익금의 20%는 독립영화지원금으로 출연되며, 30%는 인권센터, 철거민, 인디음악 공연사업부로 기부되고, 50%는 참여 스태프와 음악을 위한 러닝 개런티로 지급된다.
<뉴타운컬쳐파티>는 한 편의 영화일 뿐이지만, 이 영화의 사회적 제작 실험이 성공한다면 또 다른 영화의 사회적 제작으로, 더 나은 방식의 실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현재 <뉴타운컬쳐파티>는 '독립영화 희망씨앗'이라는 이름의 제작위원회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대자본을 들인 영화만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창작자와 수용자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생산을 위한 공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독립영화'를 위한 '희망씨앗'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오병일 기자는 진보네트워크센터/정보공유연대 IPLeft 활동가입니다.
<뉴타운컬쳐파티>의 홈페이지는 http://ntcp.kr 입니다. 홈페이지에서 '독립영화 희망씨앗'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천주교인권위원회 월간 소식지 <교회와 인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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