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경관 N7W재단, 몰디브 정부 주권 침해했다"

몰디브 마케팅-공보회사 성명 발표... "주권 침해에 법적 대응"

등록 2011.05.28 17:53수정 2011.05.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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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몰디브 마케팅-공보회사가 낸 성명서

지난 25일 몰디브 마케팅-공보회사가 낸 성명서 ⓒ MMPRC

지난 25일 몰디브 마케팅-공보회사가 낸 성명서 ⓒ MMPRC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 불참'을 공식 결정한 몰디브 정부가 뉴세븐원더스재단(N7W)이 자국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몰디브의 독립언론인 <미니반뉴스>에 따르면, 몰디브 마케팅-공보회사(MMPRC)는 25일 성명을 통해 "캠페인과 관련된 우리 정부의 의견을 계속 무시하는 등 우리의 주권이 어떤 방식으로든 침해된다면 우리는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MMPRC는 "그 캠페인 철회를 최종 결정한 곳은 내각이며 그 결정은 각료들이 스스로 검토한 결과들에 기초해 있다"며 "몰디브가 이 경쟁에 계속 참여해야 하는가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MMPRC의 성명은 지난 18일 "캠페인에서 후보지를 제외시키는 결정은 재단의 고유권한이지 어떤 국가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뉴세븐원더스재단의 발표를 반박한 것이다. MMPRC는 문화예술관광부 장관이 사장으로 있는 공기업으로 한국의 한국관광공사와 비슷한 곳이다.

 

앞서 몰디브 정부는 지난 18일 ▲ 85만 달러 요구 ▲ 투표 과정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투표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토이브 모하메드 문화예술관광부 장관은 "우리가 그 캠페인에 계속 참여하는 것이 몰디브에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이라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3자로부터 적은 액수의 돈까지 챙겨가려는 것 보고 놀랐다"

 

MMPRC는 "우리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상황을 설명하고 그 경쟁에 지속적이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참여하기 위해 부담금을 낮춰줄 것을 요구해왔다"며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폭등과 재정위기가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졌고, 그런 사정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는 (재단이 설립한 상업회사) NOWC가 우리의 형편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MMPRC는 "NOWC가 몰디브를 그 경쟁에 끼워둘 속셈으로 다른 제3자로부터 계속 적은 액수의 돈까지 챙겨가려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놀랐다"고 전했다. 

 

<미니반뉴스>의 보도를 보면, 재단은 몰디브 정부가 공식후원위원회를 맡고 있는 동안에도 NOWC를 통해 몰디브 여행·관광운영자협회 등과 접촉해왔다. 앞서 MMPRC에서 언급한 '제3자'란 이 협회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협회의 말리 자말 부사장은 "협회는 이전부터 재단과 계속 접촉해왔고, 지금은 정부 대신에 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재단이) 투자의 대가로 엄청난 보상을 약속했고, 그 상을 위해 투자한 50만 달러는 쉽게 회수할 수 있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몰디브 정부가 '투표 불참'을 결정한 이후 뉴세븐원더스재단은 몰디브의 후보지 자격을 유지한 채 공식후원위원회를 몰디브 정부에서 몰디브 여행·관광운영자협회, 몰디브건설협회, 몰디드요트협회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MMPRC는 재단의 공보담당자인 피츠 제럴드가 지난 23일 <미니반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 7대자연경관 캠페인의 경제적 이익이 1조12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대목도 비판했다. 피츠 제럴드는 이 글에서 "캠페인 후원 옵션들에 대한 MMPRC의 부당한 불만들은 거대한 긍정적 수치들의 관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MMPRC는 "아직 생기지도 않은 광고캠페인 혹은 묘기부리기식 PR의 긍정적 효과를 장담한다는 것은 경제적 논의들로서 결코 적절하지 않다"며 "NOWC 혼자서 스스로에게 권위를 부여한 보고서들과 추측들은 몰디브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해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MMPRC는 "마케팅 행위의 성패 뒤에는 너무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며 "어떤 두 개의 시나리오도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없고, 따라서 많은 국비가 소요되는 사업을 그런 일반화 혹은 가정들에 기대어 기획·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들의 사무실은 비어 있고, 연락 주고받던 담당자는 행방불명" 

 

특히 MMPRC는 "(재단의 공보팀장격인) 피츠 제럴드에게 이메일과 전화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재단은 우리의 연락에 전혀 응답을 주고 있지 않다"며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들의 사무실은 비어 있는 것 같고, 우리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던 그쪽의 담당자들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재단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단은 최근 <오마이뉴스>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21세기 기관이라는 것을 주지해주기 바란다"며 "우리 기관은 사무실에서 책상에 붙어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모두가 현장에서 활발하게 그리고 생산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재단 쪽은 "뉴세븐원더스는 5월 17일 MMPRC의 사퇴를 받았고, 그 기관은 더이상 몰디브의 뉴세븐원더스 후원단체가 아니므로 우리에게는 더 이상 그 기관의 연락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뉴세븐원더스재단 #세계 7대자연경관 #미니반뉴스 #몰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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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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