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 관련 여야의 폭로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삼화저축은행 커넥션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했고,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캄보디아 PF대출 사업 막후에는 현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깊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2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 의원은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청담동 한식집에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과 곽승준 위원장, 이상득 의원의 측근인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회동했다"며 "한 달 후 2월에 삼화저축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인수돼 삼화는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축은행 부실의 뒷면에는 저축은행을 감싸고 도는 권력실세들이 있다"며 "신 회장과 절친한 이 회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삼화 관련 구명로비를 했다는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부산저축은행을 위해 로비한 박태규씨가 김두우 기획실장과 교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을 조사할 때 나온 얘기"라며 "김 부회장이 박태규씨를 보내 김 실장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박씨가 김 부회장에 전화를 걸어 김 실장을 바꿔주자, 김 실장이 김 부회장에게 '얘기 잘 알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도 검찰은 왜 김두우 실장을 소환하지 않냐"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영포목우회 창립회장인 박명재(전 행정자치부 장관)씨는 지난 해 부산저축은행이 금감원과 감사원이 조사를 받을 때 영포라인의 인맥을 통해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로비를 해 사태를 무마했다는 정보가 있다"며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신지호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노무현 정권간 커넥션 제보"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노무현 정권 간의 커넥션에 대한 제보를 여러 차례 받았다"며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PF 대출 사업에 김진표 원내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2007년 김 원내대표는 3차례 캄보디아를 방문했는데, 2차 방문에 앞서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4명이 캄보디아를 먼저 방문했고 김 원내대표의 방문 직후엔 부산저축은행이 '캄코은행' 개소식을 열었다"며 "김 원내대표의 3차 방문 때에는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대표도 캄보디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국이 달궈지던 때인데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정책위의장을 한 김 원내대표가 캄보디아에 3번씩이나 방문했다, 김 원내대표가 갔다오면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한 큰 프로젝트 움직임이 있었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신 의원은 "2006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국빈 자격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며 "이 시기에 김양 부회장이 방문했고 이보다 한 달 앞서 캄보디아 신공항 및 주변지 개발사업이 수립됐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국가에 체류한 것을 이유로 "검은 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본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면책특권을 이용해 무책임한 폭로를 하지 말라"며 "자신 있으면 정론관에서 말하라"고 크게 반발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김 원내대표는 단 한 번도 김양을 만난 사실이 없고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며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어떤 사람도 알지 못하는 김 원내대표가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어떤 역할을 했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7월에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은 한-캄보디아 친선협회 의원 외교 차원이었다"며 "부산저축은행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직접 반박에 나섰다. 오후 대정부 질문이 시작하자마자 신상발언을 한 김 원내대표는 "신 의원이 주장한 내용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신 의원은 대통령 선거로 바쁜 해에 어떻게 방문하냐고 했는데 최소한 그런 질의를 하려면 날짜를 확인하라"며 "2007년 12월 방문은 28일이었고, 그 해 대통령 선거는 18일이었다"고 쏘아 붙였다. 이어 "우리 교회 집사인 남경필 의원, 교회 신도 500명과 함께 대규모 선교 집회를 위해 캄보디아에 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황우여 원내대표가 '함께 하는 정치'를 하자고 했는데, 그러려면 최소한의 신뢰가 지켜져야 한다"며 "나한테 전화로 물어보고 확인하면 드러날 일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낯뜨거운 면책특권 행사를 했다, 다시는 이런 일 없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1신 보강 : 2일 오후 2시 10분]
김황식 국무총리가 말한 '오만군데'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감사원장이던 시절 "오만 군데에서 청탁과 압력을 받았다"는 발언의 뒷 배경에 대해 입을 열었다.
2일 대정부 질문에서 김 총리는 "금융감독원 측에서 조사를 자기들에게 맡기면 해결할 테니 감사를 자제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김종창 (전) 금감원장도 나에게 면담을 신청해 이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에서 감사원이 왜 민간저축은행을 감사하냐, 월권이라는 얘기가 있었고 저축은행에 종사하는 친지도 나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김종창 전 금감원장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일정 기간 중단해 시간을 벌어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아시아 신탁이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 과정에 아시아신탁 이사로 재직했던 김 전 원장이 귀뜸을 해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그는 "결국 '오만군데'라는 것은 나와 감사원 직원들에게, 우리의 감사에 저항하며 감사에 불만을 갖는 그룹들의 '어필'을 표현한 것으로, 호남에서 오만 데는 여기저기를 뜻한다"며 "(압력을 행사한 측이) 여야에서 의문 제기하는 것처럼 여·야 의원이나 권력 기관 등이 아니다, 누가 감사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하겠냐"며 의혹을 일축했다.
김 총리는 '국정조사 증인 채택 시 출석 의사'를 묻자 "국정조사에 나갈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감사원의 감사야말로 저축은행 문제를 근본적으로 드러낸 기회가 됐고, 원장으로서 제대로 일했다는 평가를 받으리라고 생각하며 감사원이 행한 절차와 문제점 등을 쭉 설명하면 의원이나 국민도 전체적으로 납득해 모든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성조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2%가 국정조사 증인에 총리가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꼬집자 김 총리는 "국민이 정확한 진상을 몰라서 나온 결과로 (국민 여론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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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황당 발언..."은진수는 정의감 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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