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유성호
7일 하루 사이 이뤄진 이정희 대표와 유시민 대표 사이의 주고받기를 보면, 통합진보정당 논의에 참여당 참여가 초읽기에 들어갔나 싶다. 통합진보정당 합의 이전부터 양당통합의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유 대표는 이를 공식 부인했었다.
그러나 6.1 통합진보정당 합의 이후 분위기는 한층 달라지고 있다. 유 대표는 7일 당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12일 이동당사 등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한다. 야권통합에도 적극 나설 뜻을 피력하고 있다. 4.27 김해을 선거패배 이후 주춤했던 그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형국이다.
문제는 통합진보정당을 합의한 진보진영 내부가 참여당까지 함께 하는 것으로 확대하는 걸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진보진영 내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는 얘기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은 "과거를 묻지 않겠다가 아니라 과거에 대한 철저한 성찰을 요구해야 한다"며 "참여정부 당시 노동자와 농민 등 민중 가슴에 대못을 박은 부분에 대한 성찰 없이는 통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한미FTA ▲대북송금 특검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법안 등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는한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이 참여당과의 통합문제에 여지를 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추진하는 통합에 대해서도 그는 "당원의 마음을 얻지 못한 채 막 추진한다고 통합이 되겠느냐"며 "참여당의 노선에 전향적 태도가 보이지 않는 한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보정당의 강령원칙에 벗어난 상태에서 통합은 어렵다는 게다.
김 위원장은 "참여당이 공개적 대중적 방식으로 과거에 대해 성찰하지 않는다면 민주노동당 내부가 상당히 시끄러워질 것이고 당내부는 매우 혼란스럽게 될 것"이라고 조망했다. 민주노동당의 양대 산맥이랄 수 있는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의 동의 없이 참여당과의 통합은 어렵다는 것. 아무리 외연을 확대하고 더 크고 단단하게 묶이는 게 좋다고 해도 '묻지마 통합'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도 "민주노동당 일각의 희망에 불과하다"며 "이미 통합진보정당으로 가는 흐름에 분란만 초래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합진보정당을 선언하면서 합의한 20가지 정책을 참여당이 수용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추진하는 참여당 통합은 결과적으로 관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면한 통합진보정당 구성에 우선 박차를 가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정희 대표가 "6.15공동선언마저 부정하는 반북 반통일 세력과 맞설 준비가 돼 있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고 양극화를 부추기는 신자유주의를 털어낸다면,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언급한 부분을 놓고 대통합론자 사이에서는 "그럼 왜 민주당과는 통합하지 못할까"라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시민정치운동영역에서 야권통합운동을 벌이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참여당에는 통합의 여지를 남기면서도 민주당에 대해서는 문을 닫는 식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이 참여당에게는 문호를 열면서 민주당에게만큼은 문을 닫는 것은 무슨 이유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진보통합의 노선과 가치, 이념의 존립기반이 상실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칫 민주노동당이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공학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문제제기도 나올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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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유시민에게 "과거를 묻지 않겠다" 함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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