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경찰들이 학생들로부터 건네주는 햄버거를 거절하자, 한 학생이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유성호
이틀째 청계광장 입구에서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정도(동국대학교 불교학부 2)씨는 "아르바이트를 할 여건이 되지않아 지난 학기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대학 4년을 마치려면 빚만 3~4천만 원에 이르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또 "사회에 나오자마자 빚부터 갚아야하니, 어느 정도는 꿈을 접어 두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 등록금넷이 공동으로 주최했던 '등록금 분투기'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김다운(서울여대 4)씨는 "1학년 때부터 갖가지 아르바이트는 다해보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쳇바퀴 속을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었다"며 "(등록금 인하) 투쟁이 거인의 발가락 하나를 건드리는 일이 될지라도 기꺼이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8일 오전 등록금 촛불시위가 외부 정치세력의 개입으로 정략적이고 정치적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참가자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김도형(중앙대 신문방송학과 4)씨는 "당연히 우리의 의견을 반영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정치권 없이 할 수는 없는데, 한나라당은 이것을 '레토릭(수사)'처럼 우려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도씨도 "등록금 문제는 가장 정치적인 이슈"라며 "학생들의 주장에 시민단체와 야당에서 연대하는 것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 이 의원의 발언이 오히려 더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