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인권상 상패제7회 박종철 인권상 수상자 김진숙 동지에게 11일 전달될 예정이다.
이명옥
6월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에서 의미 있는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제7회 박종철인권상 시상식이 열린 거지요. 선배와 한 약속과 신의를 지키다 물고문으로 죽어간 박종철 열사의 인권정신을 기리는 인권상 일곱 번째 주인공은 한진중공업 85호 타워크레인 위에서 희망과 부활의 싹을 틔우고 있는 김진숙(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입니다.
박종철인권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김진숙씨는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다지요. 수상 소감에서 한 시대를 살며 산 자와 죽은 자로 갈린 인연이 산 자인 자신에게 부채감으로 남아 생의 방향을 틀어버린 인연의 줄에 대해 말하더군요.
김진숙. 그녀를 뭐라 표현해야 적당할까요. 일당이 더 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용접을 배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용접공. <전태일평전>을 통해 노동자 본연의 정체성을 찾은 노동자. 1986년 7월 노동조합 대의원 활동을 하다 '명예실추, 상사명령 불복종' 등의 이유로 해고된 후 25년간 해고노동자로 살아온 최장수 해고노동자. 거기에 이제 최장수 고공농성 투쟁의 기록을 덧붙여야 할 것 같군요.
나는 '전사' 김진숙이 아닌 '인간' 김진숙이 지닌 따뜻한 삶의 방식과 뜨거운 가슴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김진숙의 강인함은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소금꽃나무>과 트위터에서 보여지는 따스함. 셈하지 않고 동지를 위해 자기 생을 아낌없이 던지는 마음은 모두 사람을 사랑한 데서 싹이 트고 자라났을 테니까요.
동지들과의 약속을 위해 35미터 고공크레인에 올라 '구조조정 중단'과 '근로조건 개선'을 외치며 129일을 투쟁하다 목숨을 끊은 김주익 열사가 올랐던 85호 타워크레인. 그 85호 타워크레인에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올라간 김진숙씨는 이런 편지를 남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