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가 맞아, 아니면 새깃이 맞아?

[백령도가 강화도보다 더 안전하다(?) ①] 뱃길 따라 500리

등록 2011.06.14 10:51수정 2011.06.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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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로 가는 배가 하루에 세 번 뜬다

 백령도로 가는 여객선
백령도로 가는 여객선이상기

백령도, 정말 먼 곳이다. 대한민국, 남한의 가장 서쪽 그리고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도 상으로는 38선에 가장 가까이 있고, 경도 상으로는 반도 중앙의 서쪽 가장 끝에 위치하고 있다. 백령도의 위도는 37°52″이고, 경도는 동경 124°53″이다. 그러나 이곳에 가는 일이 이제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되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가는 배가 하루 세 번 뜬다. 그리고 그 배가 쾌속선인지라 4시간 30분이면 백령도에 닿을 수 있다.


백령도 가는 배는 아침 8시(데모크라시 5호), 8시 50분(마린 브릿지), 오후 1시(프린세스), 세 차례 떠난다. 나는 8시 배를 타고 백령도로 들어갈 예정이다. 그래서 아침 5시 40분 집을 나선다. 마을버스가 바로 연결되어 노량진에서 마침 5시 58분 인천행 전철을 탄다. 목적지인 도원역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나는 도원역에서 택시를 타고 연안부두 여객터미널로 향한다.

백령도로 가는 아침 8시 배를 타려면 6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 1600번(삼화고속)을 타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서울역으로 가는 게 불편한 사람은 전철 1호선을 타고 인천방향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도원역이나 동인천역에서 내리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동인천역에 내린다. 그것은 인천행 급행열차가 동인천역에 서고, 또 역을 나가면 연안부두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서림과 맥도날드 앞에서 12번과 14번 버스를 타면 된다.

 백령도 두무진
백령도 두무진이상기

도원역에서 연안부두까지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여서 택시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배를 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이곳 연안여객터미널에서는 제주도,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 자월도, 난지도로 가는 배가 출항하기 때문이다.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 자월도로 가는 배가 출항한다.

이번 백령도 여행은 1박2일로 빠듯하지만, 섬의 볼거리를 생각하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아침 8시 데모크라시 5호를 타고 12시 30분경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들어갈 것이다. 점심식사 후에는 오후 관광 일정이 마련되어 있다. 첫날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명승 제8호인 두무진 관광이다. 관광 후 면소재지인 진촌리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는 천연기념물인 사곶해변(제391호)과 콩돌해변(제392호)을 걸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오전 12시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 백령도를 떠나 5시30분쯤 인천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여객터미널에서 되새기게 된 심청 이야기


 연안부두 여객터미널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이상기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이번 백령도 여행의 리더인 이광국 선생을 만난다. 이 선생과는 여러 번 함께 여행을 해서 친숙한 사이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니 함께 여행할 사람들이 이광국 선생을 찾아온다. 모두 14명이다. 구로 여성인력개발센터 유옥순 관장과 함께 하는 자칭 아줌마 부대가 6명이고, 푸른제복 팀이 4명이고, 여사모 팀이 2명이다. 거기다 이광국 선생과 내가 더해지니 14명이다.

시간이 없으니 소개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먼저 승선권을 하나씩 받는다. 표를 보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를 쓰는 난이 있다. 이들을 적어 선사에 넘겨주고, 7시 40분부터 승선할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조금 있어 나는 정보센터에 들러 옹진군 지도와 관광 안내자료를 받는다. 하나는 『옹진 섬여행』책자고 다른 하나는 효녀 『심청』을 다룬 책자다. 그러고 보니 옹진군은 섬으로만 이루어진 군이다. 이들 섬 중 큰 섬 7개에는 면소재지가 있다.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이상기

『심청전』은 『춘향전』, 『흥부전』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고전소설이다. 황해도 황주 도화동에 앞 못 보는 봉사 심학규와 딸 심청이가 살고 있었다. 심청이는 이웃 부잣집의 일을 해주며 아버지와 근근덕신 살아간다. 하루는 심청이가 날이 어두워도 돌아오지 않자 심봉사는 딸을 마중하러 나간다. 그런데 다리에서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고 만다. 다행히 지나가던 몽운사 화주승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공양미 300석을 절에 시주하면 눈을 뜰 수 있다는 스님의 말에 그만 시주를 약속한다.

아버지를 위해 심청이는 공양미 300석에 뱃사람들에게 자신을 판다. 결국 그녀는 뱃사람들과 함께 인당수에 이르러 제물로 바닷물에 던져진다. 그 인당수가 백령도의 두무진과 장연 땅 장산곶 사이에 있다. 인당수는 두무진으로부터 북쪽으로 15㎞쯤 떨어져 있다. 그래서 옹진군에서는 1999년 백령도에 심청각을 건립하고 심청의 효성을 기리고 있다. 그『심청전』에서 가장 슬픈 대목은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이다.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이 가락은 나중에 박동진 명창의 소리로 심청각에서 들을 수 있었다.

배 여행, 정말 쉽고 편해졌다

 소청도 답동선착장
소청도 답동선착장이상기

표를 내고 부두로 들어가니 여객선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데모크라시 5호를 찾아간다. 396t으로 정원이 358명이며, 40노트로 달릴 수 있는 쾌속선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2층으로 되어 있다. 번호를 보니 우리의 좌석은 2층에 있다. 1층에 비해 2층의 전망이 좋은 편이다. 다행히 가장 앞자리에 빈자리가 하나 있다. 자리 바로 앞에 창문이 있어 전면과 측면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거기다 발을 마음대로 뻗을 수 있어 좋다.

배는 8시에 출항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어 교통기관이 모두 시간에 맞춰 출발한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온 터라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그렇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잠시 후 인천대교를 지나고, 북쪽의 영종도, 남쪽의 영흥도와 자월도를 지나자 섬 하나 보이지 않는 수평선이 펼쳐진다. 날씨는 아주 좋은 편이지만 해무가 있어 시계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 한 4시간쯤 달렸을까, 소청도 답동선착장에 도착한다.

 대청도
대청도이상기

그동안은 실내에서만 밖을 내다볼 수 있었는데, 잠시 선실의 문을 개방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이곳 소청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908년 세워진 등대다. 이것은 1903년 팔미도에 세워진 등대 다음으로 오래되었다고 한다. 배가 출발하자 다시 문을 닫는다. 약 15분쯤 후 배는 다시 대청도 선진포 선착장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관광객, 대청도 주민, 군인들이 보인다. 대청도에는 763가구에 1,524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여기서 다시 30분을 가자 백령도 용기포 선착장이 나온다. 용기포는 여객항과 어항이 공존하는 항구다. 그래서 백령도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 내리니 12시40분이다. 선창가에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모텔과 펜션, 관광회사에서 나온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우리는 문화모텔 관계자를 따라 버스로 간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면소재지인 진촌리로 가 여장을 풀 것이다.

백령도나 곡도나 다 새와 관련이 있다

 백령도
백령도이상기
가는 동안 모텔 관계자가 백령도의 역사를 간단히 소개한다. 백령도에 대한 가장 자세한 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온다는 것이다. 백령도는 본래 고구려 땅으로 곡도(鵠島)라 불렸다고 한다. 고려 초 백령진(白翎津)을 설치하고 백령도로 개칭한 다음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곡도라는 이름은 섬의  모양이 고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모습과 같아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다 새깃(翎)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령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름 때문인지 지금 백령도는 하얀 갈매기들의 천국이 되었다. 특히 해안의 절벽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철조망 너머로는 번식을 하고 새끼를 키우는 갈매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봄에 부화된 회갈색의 보송보송한 어린 갈매기의 모습은 귀엽기 이를 데 없다. 어미 갈매기는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바다와 둥지 사이를 연실 날아다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옹진군을 상징하는 새가 갈매기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6월 11일-12일 1박2일로 백령도를 다녀 왔다. 백령도의 명승과 천연기념물을 보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백령도에서는 이러한 자연유산 외에도 여러가지 문화유산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에 대해 5-6회 소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6월 11일-12일 1박2일로 백령도를 다녀 왔다. 백령도의 명승과 천연기념물을 보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백령도에서는 이러한 자연유산 외에도 여러가지 문화유산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에 대해 5-6회 소개할 예정이다.
#백령도 #연안부두 여객터미널 #춘향과 인당수 #두무진 #용기포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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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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