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맛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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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맛쇼>는 지상파의 음식 프로그램에 출현하는 맛집의 허와 실을 속시원하게 까발린 다큐멘터리다. 영화에서 김재환 감독은 '가짜 맛집'을 차려 맛집 섭외 전문 브로커에게 1000만 원을 건넨 후 음식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개가(?)를 올리기도 한다. 덕분에 MBC가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강경대응을 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폭로한 내용은 관객들에겐 충격인 동시에 거대 방송사에겐 직격탄이나 다름없었다. 덕분에 SBS는 코너를 폐지시키고, MBC는 법정에서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등의 호들갑을 떨지 않았던가. 근데 참 신기하다. 호들갑만 있었고 사과는 없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방송사는 판단만 해왔어요. 역으로 누군가에게 판단을 받은 적은 없었죠. 오답정리를 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매번 무시험 전형으로 성과를 내 왔으니 비판에 당황할 수밖에 없는 거죠. '증오가 가득 찼다'고 보여지지도 않는 개인이 처음으로 툭 찔렀으니 더욱이 당황할 수밖에."
어찌됐건 그는 영화 <트루맛쇼>를 통해 '지금 시대 미디어의 본질이 돈과 권력에 있다'는 진실을 참 재미나고 아프게 폭로했다. 그런데, 그런 조작과 기만이 대중한테 먹히는 것은 대중들이 '멍청이'여서 그런 것일까.
"시청자가 보잘 것 없어서 이런 것인지, 방송사가 수준이 그렇다 보니까 시청자가 이렇게 된 것인지 정확한 답을 낼 수는 없다고 봐요. 하지만 거대 미디어에 '알고 보면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교양'이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대중이 더욱 잘 살게끔 하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엄청난 양의 미디어를 공급하는 방송사들, 그리고 합리적 감상을 하지 못하게 되는 대중이 '아 이거 100% 진실이 아닐 수도 있겠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것이죠. 되레 방송사가 '이렇다'하면 대중은 그걸 블로그를 통해 무비판적으로 '확대 재생산'해내잖아요."그러고 보니 기자도 <트루맛쇼>에 나온 돈가스집에서 꽤 자주 칼질을 했었다. 일 년에 9억 원을 버는 대박집으로 방송을 탄 돈가스 집이지만 주방에서는 조리사가 담배를 태우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 돈가스 집 말고 영화에 나오는 그 설렁탕집 있잖아요. 최고라는 찬사도 모자라 이명박 대통령까지 드시고 가셨다는 그 집말예요. 부풀리고 부풀려지니까 사람들은 '아! 육수를 저렇게 내는구나! 멋지구나!'라는 반응을 보이게 되잖아요. '대통령도 갈 만하구만!'이라면서요. 근데 한 쪽에서는 더럽다고 고발 당하잖아요. 참 충격적인 거죠."곳간에서 인심... 김재철 MBC 사장의 천박한 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