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오마이뉴스를 향한 쓴소리와 칭찬을 하는 현장
임병도
■ 시민기자를 가로막는 장애물
<오마이뉴스>에는 1일 150개 이상의 시민기자의 기사가 올라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는 수많은 기사를 검토하고, 편집하고 채택해서 올립니다. 시민기자가 보낸 글들이 기사화되는 경우도 많지만, 오늘 제목처럼 글이 잘려서 기사 채택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2일 제주모임' 토론회에서 나왔던 시민기자들의 불만과 왜 그들이 왕성하게 기자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 시민기자가 취재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시민기자는 언론사 정식기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조금 더 심도 있는 현장 취재를 할 경우,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OO도청 건설과에서 사업을 추진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적 비리를 보고 취재를 요청해도, 공무원들은 취재 허락은커녕 오히려 은근슬쩍 내쫓기 일쑤입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지역 사회를 비롯한 삶의 현장에서 잘못되고, 비상식적인 모습을 변화시키려는 작은 바람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역 사회의 편협한 시각과 공공기관의 비협조, 그리고 전문기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무시를 시민기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② 기사 쓰기가 너무 어렵다
솔직히 활동이 미약한 시민기자의 글은 채택률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기사와 글쓰기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엄연한 언론사이기 때문에, 저작권과 사실 여부, 명예훼손의 위험성이 있는 글을 기사로 채택하기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의 글을 생나무→잉걸→버금→으뜸→오름 형태로 기사화합니다. 시민기자의 글(기사)은 편집부에서 검토를 거쳐 정식 기사로 채택되면 잉걸 기사가 됩니다. 하지만 채택되지 않을 경우는 생나무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잉걸 채택된 기사는 종합적인 뉴스 가치에 따라 높게는 오름까지 배치됩니다.
시민기자의 글이 기사로 채택되지 않는 이유�시민기자가 전문기자처럼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사 하나를 쓰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고심하면서 쓴 글이 기사로 채택되지 않으면 실망감으로 다음에 글을 올리기가 어렵습니다.
③ 마음이 여린 자여, 그대 이름은 시민기자라<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직업은 자영업자, 교사, 회사원, 프리랜서 등 다양합니다. 이토록 평범한 사람들이라 자신의 삶과 연관되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내 고장 비경을 소개했더니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 고장의 비경을 글로 써서 기사화되었습니다. 그랬더니 관광객이 몰리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지역 사회에서는 고장을 자랑했다고 칭찬하기보다 오히려 '너 때문에 우리 고장이 망가지고 있다'라고 비난을 하기 시작합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시민기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습니다.
- 악플이 난무하는 기사 댓글들
지역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거나 비판하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지역 사람들은 물론이고,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이 기사 댓글에 악플을 달기 시작합니다. 여린 마음의 시민기자들은 상처를 받고 글쓰기가 무서워집니다.
- 내 글이 잘리거나 과도한 편집과 제목이 바뀐다면
글을 열심히 써서 올렸는데 매번 기사 채택이 되지 않습니다. 기사가 채택되고 보니, 글의 내용이 많이 수정되었고, 제목까지 바뀌었습니다. '내가 너무 실력이 없는가?'라는 자괴감과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는지 고민에 빠집니다.
다양한 이유지만, 시민기자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상처를 받으면 그 고통은 두 배가 됩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 더 나아갈 수가 있지만, 쉽게 상처와 고통은 아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