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야만돌린오케스트라여덞 번째로 무대에 오른 '루야만돌린오케스트라'는 '시바의 여왕'과 '에스파냐의 꿈'을 연주했다.
지요하
나는 애초 오전의 1부 순서만 보고 오후 일찍 돌아올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연주를 감상하다 보니 마음이 변했습니다. 다른 귀빈들은 한두 곡만 듣고 모두 이석을 해서 귀빈석을 나 혼자 지키는 형국이었습니다. 귀빈석을 나 혼자만이라도 지켜야 할 것 같았고, 끝까지 만돌린오케스트라에 심취해보고 싶었고, 그래야 과거 방윤석 신부님이 대전과 아산 등지에서 여러 번 만돌린자선독주회와 만돌린페스티벌 행사를 열어오는 동안 먼 거리를 핑계로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죄 갚음도 될 것 같았습니다.
참가팀들 거의 모두 만돌린 외에 비올라, 기타,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40명이 넘는 팀들도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대다수를 이룬 가운데 남성들도 드문드문 끼어 있고, 젊은 여성들과 중년 여성들, 또 할머니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청장년층과 노년층이 고루 배합된 그 모습부터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한껏 살려내는 것 같았습니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모습들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나는 만돌린오케스트라의 음악세계에 몰입, 심취해 들어가면서 문득 '자연의 소리'를 떠올렸습니다. 그것은 그대로 감흥의 실체일 듯싶습니다. 저 만돌린의 음악 역시 자연에서 왔고 자연의 소리를 반영하는 것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무릇 음악은 자연에서 왔고, 자연의 소리와 메시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음악은 바람에서 왔고, 바다에서 태어났으며, 강물에서 생겨났습니다. 강물의 흐름은 음악을 잉태하고 포유하며 발현시킵니다. 강물의 높낮이와 여울과 구불구불한 곡선들은 그대로 음악이고, 음악의 실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