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취해서 대운하를 잘 몰랐다"

[의원24시 트위터중계] 정두언 의원... "삼성 북한처럼 세습"

등록 2011.07.01 20:42수정 2011.07.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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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6월 29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6월 29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 이주연

6월 29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 이주연

 

'의원24시 트위터중계'는 현역 수도권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엿보기 위해 기획됐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하루를 어떻게 사는지, 또 각종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자는 취지도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지난달 28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동행했다. 내년 총선 준비와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조금이나마 일상을 엿봤다.

 

"현재 민심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에 열린) 7대 총선 때와 비슷하게 한나라당에 비판적이다. 나도 그렇게 느끼고, 여론조사기관에 있는 친구들도 비슷하게 말한다."

 

17대, 18대 총선에서 연속 당선된 그는 현재 민심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그럼에도 정 의원에겐 약간의 여유가 보였다. 그는 "17대 때에 비해 인지도가 높아졌고, 청와대와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게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 잠깐 하고 말 거 아닌데..."

 

이날 오후 정 의원은 연속해서 대학생들을 만났다. 우선 대학 연합 발표·토론 동아리 소속의 두 대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정치인·연예인·기업인들을 만나고 있는데, 정치인 중에서는 정 의원을 '찍어서' 먼저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이어 대학생 10여 명으로 구성한 '명예보좌관' 미팅이었다. 공모를 통해 뽑은 이 학생들은 그의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에 사는 이들이 아니었다. 왜 이들을 모았을까.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노년층, 주부들이 주 대상인데 사실 만나기도 쉽지 않다. 우리 지역구가 아니어도 젊은 사람들 만나는 건 중요한 일이다."

 

a  정두언 의원이 대학생 '명예보좌관'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정두언 의원이 대학생 '명예보좌관'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 이주연

정두언 의원이 대학생 '명예보좌관'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 이주연

 

그는 17대 총선에서 2위와 1759표 차이로 당선했다. 정 의원은 "부재자투표는 젊은 층이 많은데, 나는 이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여기서 1800표를 이겼다. 당의 다른 후보들한테 이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생 미팅'은 한나라당이 취약한 젊은 층을 공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정치 잠깐 하고 말 거 아닌데, 언제까지 젊은 층을 민주당과 진보정당 텃밭으로 남겨놓을 건가"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현안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의 대기업·재벌 비판과 관련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세습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이 다른 게 뭐냐"며 "지금 재벌들이 후계자 소유 계열사에 그룹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편법상속을 하고 있는데, 타락한 자본주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처럼 몇 개 족벌기업이 다 '하는' 나라를 만들 거냐"고도 했다.  

 

정 의원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연기금 주주권 행사 법제화에 나서게 될 것이며,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시장 진출에 대항해 중소기업조합 주도 'MRO 업체' 육성법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세습' 북한과 뭐가 다른가... 연기금 주주권 행사 법제화 할 예정"

 

a  6월 29일, 의정활동 보고서를 나눠주고 있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6월 29일, 의정활동 보고서를 나눠주고 있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이주연

6월 29일, 의정활동 보고서를 나눠주고 있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이주연

지난 주말, 낙동강 상주댐 제방과 '호국의다리(왜관철교)'가 무너지자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초기 4대강 사업을 주장했던 정 의원은 "왜 임기 내에 다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무리하고 조급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위터로 "대운하를 강하게 주장했고, 이후 '4대강 정비'로 방향을 틀자는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인데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이에 정 의원은 "청계천 성공에 취해서 대운하를 잘 몰랐다. 집권하고 동력상실한 뒤 4대강 정비사업을로 틀었다. 이걸 단계적 순차적으로 못한 책임이 있다. 대통령 만나서 얘기했는데 잘 안 됐다"고 답했다. 부담스러운 대목이었겠지만 정두언 의원실은 이 발언을 리트윗(RT)했다.

 

정 의원의 답은 시원했다. 하지만 "살인하고 잘 몰랐다면 용서되더냐" "이기 무신 말이고" 등등의 비판 리트윗들이 붙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그는 "언론에 등장한 관련 인사들이 증인으로 선정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연락이 와 귀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그의 하루는 단조로웠다. 1, 2주에 한 번씩 하는 자전거 출근을 위해 오전 6시에 집에서 출발해 당 모임과 상임위 출석에 이은 지역구 주민모임, 의정보고서 배포 등 국회와 지역구 활동이 전부였다. 선거가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지역구 활동이 생활의 중심이 되기 마련이다. 

 

물론, 하루만 살짝 엿보고 '다른 날들도 그러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정두언 #트위터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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