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홍준표 신임대표가 환호하는 당원들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왼쪽은 2위를 차지한 유승민 최고위원.
남소연
[기사 보강 : 5일 오전 10시 50분] 4.27재보선 패배로 물러난 안상수 대표체제 후임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7.4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흥행에 실패했다.
3일과 4일 당원 선거인단 투표권자 21만 2399명 중에서 최종적으로 5만9224명이 투표해 27.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평일, 그것도 일반국민들이 투표권자였던 4.27재보선 국회의원 투표율이 43.5%를 기록했던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변호사들이 많아 '법조당'이라고 불리는 것과 무색하게 전당대회 규칙이 법원에서 부인되면서 재의결하는 망신을 당했고, 사망한 당원에게 투표권이 주어지는 등 당원 명부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한나라당 당대표 선거는 한나라당과 우리 정치권에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세대교체 촉발... "한나라당이 먼저 움직였다" 한나라당 신임 지도부는 홍준표 대표가 57세인 것을 비롯해 원희룡(47), 나경원(48), 유승민(53), 남경필(46) 최고위원 등 등 50대 2명, 40대 3명으로 구성됐다. 최근에 60~70대인 강재섭 전 의원, 박희태·정몽준·안상수 의원이 대표를 맡아왔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특히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나선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의원이 모두 지도부에 진출한 것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유례없는 일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수도권 40대들을 전면에 배치했음을 의미한다.
더 크게 보면 40, 50대의 전면등장은 한나라당은 정치권 전반의 세대교체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1월 새 당대표를 뽑아야 하는 민주당에서는 바로 긴장감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40대 대표가 나왔을 경우 최대 피해자는 박지원 의원이 될 뻔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우리가 다소 늦은 감이 있는데,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결과가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부겸(53) 의원은 물론 이인영(47) 최고위원 등의 당권 도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도 "4.27재보선 패배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한나라당이 먼저 움직였다"며 "우리에게도 직접적으로 세대교체 영향이 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