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의 역사와 변화

한국 중국 일본에서 사용되는 쟁기

등록 2011.07.10 10:43수정 2011.07.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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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와타나베 다케시(渡部 武) 교수가 초청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다케시(渡部 武) 교수가 초청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7 월 5 일 화요일 삼 교시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지역문화연구(담당 교수, 須藤 護 외) 수업시간에 도카이(東海)대학 교수인 와타나베 다케시(渡部 武) 교수를 초청하여 강의를 들었습니다. 와타나베 다케시 교수는 동아시아의 농기구 가운데 쟁기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현장 조사와 연구를 해온 전문가입니다.

농기구는 단순히 농업 생산 도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정신 작용에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최근 농촌 인구의 감소와 농기계의 보급으로 예로부터 사용되어 온 농기구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다케시 교수는 일찍이 농기구 특히 쟁기에 관심을 가지고 중국 전체를 현지 조사하여 쟁기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사진을 찍어서 보존하고 쓰임새나 사용법 등을 정리하여 왔습니다.


a  중국에서 찍은 쟁기질하는 사진입니다. 여러 지역에 따라서 쟁기지 하는 모습이 조금씩 다릅니다. 왼쪽 위 사진은 소 두 마리를 이용해서 쟁기를 끌고 있고 소 두 마리 사이에 사람이 앉아있습니다.

중국에서 찍은 쟁기질하는 사진입니다. 여러 지역에 따라서 쟁기지 하는 모습이 조금씩 다릅니다. 왼쪽 위 사진은 소 두 마리를 이용해서 쟁기를 끌고 있고 소 두 마리 사이에 사람이 앉아있습니다. ⓒ 박현국


우리말로 쟁기는 일본말로 스키(犂)라고 합니다. 인류가 쟁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상형문자의 기록이나 고고유물 등을 통해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도, 중국 등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여러 문명의 발생지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쟁기는 그 뒤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지역의 환경이나 조건에 맞게 개조되거나 바뀌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사용된 쟁기는 주로 소 한 마리를 이용하는데 비해서 중국이나 중국 주변 지역에서는 소뿐만 아니라 말이나 물소, 야크들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a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1 쟁기의 변화 과정(정연학, p.167) 2. 지역별 한국 쟁기의 유형(정연학, p.207), 3. 한국쟁기의 형태와 명칭(정연학, p.69), 4. 따비에서 쟁기까지(정연학, p.167), 처음 쟁기는 따비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비를 시작으로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확인된 유물을 통해서 계통을 밝혀보았습니다. 이 그림은 와타나베 선생님의 발표요지와 정연학 선생님이 똑같이 소개했습니다. 원전, 陳文華, 試論我國農具史上的幾箇問題,考古學報, 1981-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1 쟁기의 변화 과정(정연학, p.167) 2. 지역별 한국 쟁기의 유형(정연학, p.207), 3. 한국쟁기의 형태와 명칭(정연학, p.69), 4. 따비에서 쟁기까지(정연학, p.167), 처음 쟁기는 따비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비를 시작으로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확인된 유물을 통해서 계통을 밝혀보았습니다. 이 그림은 와타나베 선생님의 발표요지와 정연학 선생님이 똑같이 소개했습니다. 원전, 陳文華, 試論我國農具史上的幾箇問題,考古學報, 1981-4. ⓒ 박현국


한반도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한 쟁기는 소 한 마리가 끄는 쟁기가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가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이 때에도 소 두 마리의 짝을 어떻게 정하는가는 지역이나 소를 끄는 사람, 그리고 그 지역의 소에 대한 상황이나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쟁기는 쓰임새나 환경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주로 밭농사나 논농사에서 똑같은 쟁기를 사용했지만 중국에서는 서로 다른 쟁기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부근에서 소가 끄는 쟁기는 요즈음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은 물로 중국에서도 거의 같습니다. 농기계의 보급과 농촌 인구 감소가 가져다 준 결과입니다.

논갈이를 하는데 늘 소가 끄는 쟁기만을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생산 기술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난 오랫동안 사용해온 농기구 속에는 그것을 사용해온 사람들의 지혜, 자연에 대한 태도, 땅과 농작물에 대한 이해가 담겨져 있습니다. 농기구가 사라지면 자연과 인간이 맺어온 이해의 방식과 태도도 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이 먹고 사는 것은 과학이나 물질만이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과학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이나 능력이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정서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a   초청 강연에 학생들이 귀 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초청 강연에 학생들이 귀 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渡部 武, 西南中國の犁と犁耕文化, 慶友社, 2003
박호석, 동서양 쟁기의 기원과 발달, 충북대학 박사논문, 1988.
정연학, 한중농기구 비교연구-따비에서 쟁기까지, 민속원, 2003.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쟁기 #정연학 #와타나베 다케시(渡部 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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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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