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실 앞 복도 KBS 수신료 인상안과 관련해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월 30일 오전 민주당 당직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 출입문 앞에 서있다. 국회 205호 민주당 당대표실은 당직자들이 근무하는 공간을 거쳐 들어가는 출입문과 현재 출입은 안 되지만 복도로 직접 나 있는 문이 하나 더 있다.
최인성
우선 KBS는 여러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도 책임있게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KBS 정치외교팀은 도청의혹을 받고 있는 장아무개 기자가 도청사건 이후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밝혔다. 그 엄중한 시점에 국회출입 기자가, 그것도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한꺼번에 분실했다는 설명에 대해 증거인멸 의혹이 언론에 의해 추가로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동시에 분실할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노트북 가방에 휴대전화를 넣어놨을 때 가능한 일이리라.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전화를 놓쳐서는 안될 국회출입 기자가 노트북 가방에 전화를 넣어둔다. 글쎄 석연치는 않지만 '추측'이니 이쯤에서 그만 두기로 하자. 고소당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리고 도청의혹과 관련된 KBS의 해명이 정치외교팀이라는 일개 부서에 의해 나오고 있는 것도 의아하다. 회사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한 대외적 입장표명은 당연히 회사 전체의 공식 창구를 통해 나와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굳이 정치외교팀에서 그 역할을 하곤 한다. 도청의혹도, 그에 대한 해명도, KBS 조직과는 무관한 정치외교팀 내부의 문제라는 선긋기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안팎에서 나온다. 혹여라도 나중에 거짓 해명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정치외교팀의 책임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다. 지켜보는 관전자들 중에도 '선수급'은 많기 때문에 '수'를 읽는데도 KBS에 결코 뒤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광경들은 KBS가 의혹의 진상을 밝히기 보다는 계속 가리려 하고 있다는 의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쯤에서 분명히 말해둘 것이 있다. 불법도청도 만약 있었다면 문제지만, 그러한 사실을 알고도 조직적 차원에서 은폐하려 했다면 그 심각성은 더할 바 없이 커지게 되어 있다. 잘못을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범하는 일이 부디 없기를 바란다. '워터게이트'의 교훈을 잊지 말기를.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있다. KBS는 불법도청 여부에 대해서는 모호하게마나 이런저런 해명을 하고 있지만, 한선교 의원에게 간 녹취록이 KBS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부분은 KBS가 한나라당과의 유착행위를 공공연하게 했느냐를 가리는 사안으로, 불법도청 여부 이상으로 중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 KBS 측은 먼저 나서서라도 억울하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인데도, 아직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 세상으로부터의 온갖 모함을 다 껴안고 가겠다는 충정의 발로인지, 그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이런 문제제기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장아무개 기자는 경찰의 소환통보를 받았다. 그가 오늘(13일) 소환조사에 응한다면 오늘 내일이 수사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규 사장의 도쿄행, 시청자 인내심 시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