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6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0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버스'에 참가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정청래 전 의원 등과 전화통화를 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권우성
이와 관련, 심 고문이 "도대체 어떤 차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냐"고 묻고 "대국민 사과를 받을 때까지 여기서 못 나가겠다"고 버텼다. 심 고문은 "김진숙을 끌어내리는 식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냐, 한진중공업이 잘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도대체 노동부 장관이 할 소리냐"고 격하게 따졌다.
그러나 이 장관은 미소를 머금은 채 "어떤 지원인지에 대해서는 굳이 이 자리에서 꼭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정도로 하자, 저도 일 좀 하자"고 당부했다.
거의 싸움판 수준으로 번지자 권영길 의원은 '해결모드'로 돌아섰다. 권 의원은 "최소한 장관이라면 겉으로라도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며 "의원들의 노력을 평가하고 정상적인 작업상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조차도 안 하겠다는 것이냐"고 울먹였다.
권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더 이상의 불행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그물 치고 강압적으로 김진숙을 끌어내리려 한다면 1년5개월 남은 이 정권의 끝이 어떻게 될지 그것은 아무도 장담 못 한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이날 김진숙 지도위원의 처우에 대해 격노한 것은 정동영 최고위원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지금 5공 전두환 때처럼 구노동관료들이 하듯이 일을 하면 안 된다"며 "MBC KBS 틀면 안 나와도 이 소식은 CNN 알 자지라 가면 다 볼 수 있다, 어떻게 우리 정부만 이렇게 답답한 소리를 하느냐"고 개탄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두환 때 식으로 하는 게 진실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게 아니"라며 "지금 정말 충성하는 것은 김진숙에게 전화 걸어 대화시도를 하고 내려오시라고 촉구도 하면서 진정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끝내 사과 하지 않은 노동부 장관이날 야당 정치인들이 "이 장관의 사과를 받을 때까지 못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일관하니 이 장관은 "이제 나는 가서 일을 좀 해야겠다"며 먼저 일어섰다.
그는 "나는 특정 정권의 입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며 "국민적 시각에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이 "국민적 시각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것은 구직자와 일자리를 주는 기업 모두가 포함된다"고 답했다.
또한 이날 정 최고위원이 용역들이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위협하는 문제를 지적했지만 이 장관은 "용역문제는 우리 부처의 해당 권한과 범위에 속하는 일이 아니"라며 "그것은 다른 부처로 문의하시라"고 말했다. 이어 "용역 문제와 관련된 법률을 검토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이 "용역들이 침탈하지 못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고 주먹이나 방패를 쓰면 징역 3년 이하의 형벌을 받게 돼 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 주무 장관이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이 "용역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조차 검토를 안 하셨다고 하는데 장관이 사무관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이날 끝내 이 장관은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았다. 심 고문이 "그래서 사과는 못 하시겠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장관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대신 "오해를 푸시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이날 자리를 뜨면서 전·현직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이 장관은 "의원님, 제 손 좀 잡아주시죠?"고 하자 권영길 의원은 "이건 장관으로서 하는 악수가 아닙니다"라고 응수했다.
심상정 고문은 피했고, 다른 의원들은 청해오는 악수를 차마 거절하지는 못하고 씁쓸한 표정만 지었다. 노회찬 고문은 "관심사병이 있다더니 이채필 장관이야말로 관심장관"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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