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4일 저녁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의진보' 출간 기념 행사에서 참가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제가 대선출마 안 해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지고 국민참여당도 원만하게 결합할 수 있게 된다면 대통령 출마 문제에서 나는 무조건 하겠다,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정치적 진로와 관련된 의사결정은 당에 맡기는 마음입니다."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함께 발간한 저서 <미래의 진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국민참여당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진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4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마련된 행사에서 "어렵게 만들어진 진보정당에서 그 당의 지도부와 당원들이 2012년 당신이 국민을 위해 할 역할이 있으니 나와라 하면 나갈 것이고, 다른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면 흔쾌히 받아들이고 출마를 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이 자기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앞장세우면 그런 당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정치적 진로와 관련한 의사결정은 당에 맡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의 이 같은 말은 최근 국민참여당이 추진하는 진보통합정당이 사실상 그의 대권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진보진영 내부의 문제제기에 대한 재확인이다. 개인의 정치적 진로보다는 새로운 진보정당 출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진보진영을 향해 '진의를 믿어 달라'고 촉구하는 신호로도 보인다.
"국민 기본권이 깡그리 부정당하는 일상적 위헌 상태 놓이게 됐다"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날 20여 분에 걸친 자기고백적인 긴 인사말을 통해 "이번 출판기념회 준비과정에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과연 우리나라가 헌법 제1조가 명시된 대로 민주공화국이 맞는가 였다"며 "최근 여러 노동조합 투쟁 사업장을 다녀봤는데 그중 가장 심각한 현장은 유성기업이었고, 공권력 집행기관은 사측이 용역회사를 고용해 폭력을 휘둘러 무법천지가 되도록 방조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유 대표는 "대한민국은 지금 기득권 복합체(돈 가진 재벌,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 보수언론, 국가에 속한 권력기관, 보수 지식인집단, 그리고 이 모든 걸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한나라당)가 헌법 위에 군림하면서 국가를 무장해제 시키고 있다"며 "국민의 기본권이 깡그리 부정당하는 일상적 위헌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기득권 복합체가 헌법 위에 군림하는 상황을 종식하지 않는 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생존권이 보호받는 사회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기득권 복합체의 전횡을 제어하고 제압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에 어울리도록 만드는 것은 진보개혁진영의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