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겨울부터 이번 년도 여름까지의 사진첩엔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익숙한 풍경이다.
박주희
빠져나오기 힘든 애플리케이션의 유혹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올해 5월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40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숫자 만큼이나 어플은 스마트폰 유저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지민정(25세, 가명)씨는 손이 심심할 새가 없다. 딱히 필요한 순간이 아님에도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끄기를 반복한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나 지하철 안에서나 잠들기 전까지도 그녀와 스마트폰은 늘 함께다. 스마트폰을 두고 나온 날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도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대학생 강희주씨(24세, 가명)는 여러 개의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은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진행하는 게임을 일컫는다. 실제로 그녀는 친구들과 선물이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게임을 진행한다.
하지만 요근래 이 게임들 때문에 낭패를 보고 있다. 게임에 집중하다보니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졌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겠다는 다짐도 순간 뿐"이라던 그녀는 게임 상태를 알리는 알림음이 울리면 금세 게임 속 사업가로 변신한다.
스마트폰과 내 삶까지 동기화할 필요는 없다스마트폰이 안겨준 행복과 즐거움을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폐해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똑똑한 생활로 편입시켜 줄 것 같던 스마트폰이 오히려 생각할 여유를 앗아갔다. 많은 텍스트를 쫓고 있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건 없을 때도 있다. 배터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인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저장해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매일 끊임없이 탄생되고 소멸되는 어플들은 소비와 새로움만을 쫓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뇌는 스마트폰의 열기에 비례해 조금씩 둔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스마트폰은 심장보다 뜨겁진 않은가? 발 딛고 있는 세상,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집중하고 싶다면 오늘 하루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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