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하씨 아주머니가 참깨를 파종하고 있습니다.(5월14일)
조종안
두 달 남짓 되었는데요. 정확히 5월 14일이었습니다. 시내에 다녀오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이웃마을 하씨 아주머니가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뭔가를 열심히 만지고 있었습니다. 다가가 뭐하시느냐고 물으니까 참깨를 심는다고 하더군요.
밭을 덮고 있는 검정 비닐에는 지름 5cm 정도 크기의 구멍이 20~25cm 간격으로 앞으로 나란히 하듯 뚫려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박카스 병'에 든 씨앗(참깨)을 4~5개씩 넣어주고 상토를 뿌려주었는데요. 손놀림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습니다.
참깨는 농사짓기 까다로운 작물이라고 합니다. 크기가 매우 작아서 발아(떡잎)와 성장에 필요한 토양 환경을 맞추기가 어려워서라고 하는데요. 땅이 너무 건조하면 떡잎이 나오다 말라 죽고, 너무 습하거나 날씨가 서늘하면 '입고병'으로 자라지 못한다고 합니다.
참깨가 재료인 깨소금과 참기름은 양념 중에 으뜸으로 치는데요. 허리 아픈 줄도 모르고 참깨를 심는 아주머니 모습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습니다. 참깨 파종을 갓난아이 돌보듯 하는 아주머니 손에는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고요.
모종판에 심은 메주콩 떡잎이 나올 때부터 밭으로 옮겨심기 전까지 사진을 모아 기사로 작성했던 1년 전 일들이 떠오르더군요. 해서 올해는 참깨 떡잎이 성장해서 꽃을 피우고 벌·나비가 찾아들기까지의 깨밭을 사진으로 기록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