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상임고문과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7일째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남침용땅굴을찾는사람들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농성장앞으로 몰려와서 '천막철거' '외부세력(정치인, 배우 김여진씨 등)개입 중지'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들이 인간장벽을 만들어 보수단체 회원들로부터 농성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권우성
"김정일이가 다 시키는 거야." "저것들 다 사형시켜버려야 해."19일 오후 2시 30분경 일찌감치 대기 중이던 경찰이 덕수궁 대한문 앞 단식 농성장을 서너 겹으로 둘러쌌다. 전날 같은 시각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천막 철거를 시도해 몸싸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대한문 앞에는 진보신당 심상정·노회찬 상임고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천막 단식 농성 중이다.
철거계획이 경찰에 의해 이틀째 무산되자 200여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농성장을 향해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천막 농성장 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서자 일부 회원들은 경찰관에게 삿대질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들은 농성장을 향해 "빨갱이 새끼들, 김정일이가 다 시키는거야", "저것들은 다 사형시켜버려야 해", "일 안하는 놈한테 왜 돈을 줘? (노회찬은) 한 달에 천만 원씩 받아먹는데 말이야" 등 소리쳤다.
또 커다란 스피커를 다수 준비해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그리고 군가 '진짜 사나이'를 아주 크게 틀었다.
어버이연합 대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송원정(40)씨는 "전날 진보신당이 대변인 논평에서 '어버이연합'을 '어거지연합'이라고 폄하하고, 보수를 가장한 극우폭력세력이라 치부했다"며 "거짓 불법선동을 일삼고 제2의 촛불로 확산하려는 불법 단식농성에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납북자가족모임 등 보수단체에서 발표한 이날 성명서에는 "사태를 잘 모르는 국민들을 선동하고 외국인들에게 나라망신을 시키는 이 행동의 숨겨진 의도가 궁금하다"며 "노사가 합의해 정상화 된 회사(한진중공업)를 다시 뒤집어 깽판을 놓겠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목적과 계산이 깔린 불순세력들의 선전·선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추선희 사무총장은 "내가 노동운동 할 때만 해도 정말 노동자를 위해 일했지만 지금은 정치화 되어 죽은 노조"라면서 "천막 농성은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보수단체의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심상정·노회찬 상임고문과 김영훈 위원장은 자리를 피해 전날과 같은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장의 농성자들은 서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더 고생합시다", "이제 시작입니다"라며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