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로 '희망바캉스'를 떠나자

등록 2011.07.22 08:21수정 2011.07.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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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희망버스'가 오는 30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다시 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영도구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며, '희망버스'를 직접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14일 부산시보 제 1484 호 '3차 희망버스 30일... 부산 지역사회 반발 

 

"부산은 지금 최고의 휴가 시즌을 맞았지만 희망버스 때문에 길이 막히고 또 온갖 쓰레기를 버려 피해가 막대하다. 희망버스가 아니라 훼방버스가 되고 있다" - 20일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 발언

 

"외눈박이처럼 정치적 목표만 바라보는 이들 눈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사를 살려내야 할 한진중공업에 남은 임직원 1400명의 입장이나 7월 말 휴가철 대목을 1년 동안 기다려 왔던 영도구의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아예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21일자 <조선일보> ['소수의 드러눕기'에 다수가 골탕먹는 대한민국] 사설

 

35m 85호 크레인 위에서 200일 동안 투쟁을 하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위해 3차 '희망버스'가 30일 출발하겠다고 하자, 부산시와 언론 그리고 청와대 반응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이 있는 부산 영도구 주민들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희망버스는 훼방버스, 절망버스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어윤태 영도구청장은 지난 14일 "지난 10일 '2차 희망버스'가 다녀간 뒤 11~12일 이틀 동안 봉래동 교차로 일대에서 공무원과 주민들을 동원해 쓰레기 30t, 펼침막 100여개, 벽돌 등을 치웠다"며 "시위대의 노상방뇨로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이 잇따라 대대적인 물청소도 실시했다"고 밝혀 어느 누구보다 희망버스에 비판적이다. 자기 지자체에서 벌어진 일이라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영도구민들이 희망버스때문에 불편을 겪고, 상인들은 매출에 지장을 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희망버스는 멈출 수 없다. 그러기에 30일 3차 희망버스는 출발해야 한다. 자본과 언론, 정치권력은 희망버스에 대한 딴죽을 넘어 강제 진압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지난 번 2차 희망버스처럼 충돌을 피할 수 없다.

 

그럼 방법이 없는가. 영도구민과 상인들 피해를 가장 적게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희망버스를 '희망바캉스'로 만드는 것이다. 30일은 희망버스로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희망을 주고 나머지 휴가를 영도나 부산에서는 보내는 것이다.

 

a  부산 영도구에 있는 태종대, 답답한 가슴이 탁 터이는 곳이다.

부산 영도구에 있는 태종대, 답답한 가슴이 탁 터이는 곳이다. ⓒ 영도구청

부산 영도구에 있는 태종대, 답답한 가슴이 탁 터이는 곳이다. ⓒ 영도구청

 

영도에는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관광지가 태종대다. 태종대는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후, 전국을 순회하던 중 이 곳의 해안 절경에 심취하여, 활을 쏘며 즐겼던 곳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태종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부산을 상징하는 오륙도와 일본 대마도를 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타면 등대와 자살바위, 신선바위, 망부석, 아치섬, 해안절벽, 해송 숲 따위는 해금강 버금가는 절경 중 절경이다. 그리고 한국해양대학이 있는 '아치섬',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유적지임을 증명하는 옹관묘, 유구 따위가 출토된 '동삼동 패총'은 영도가 자랑하는 역사유물이다.

 

30일에는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희망을, 다른 날은 휴가를 즐기면서 역사 공부도 하면서 영도 지역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면 된다.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면 상인들도 더 이상 불만이 없을 것이다. 희망버스가 희망바캉스가 되면 영도 구민들도 무조건 비판할 수 없을 것이다.

 

부산시는 21일 8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 등 6개 해수욕장 및 요트경기장 등에서 개최될 '제16회 부산바다축제'가 개막행사, 국제행사, 공연행사, 체험행사, 해양스포츠행사 등 6종 41개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고 밝혔다. 굉장히 좋은 기회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35m 고공 크레인에서 투쟁하는데 편안하게 휴가나 즐기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겠지만 지금 권력들은 영도구민 불편과 상인들 피해를 들먹이며 여론 전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먹히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희망바캉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희망버스로 희망바캉스를 떠나자.

2011.07.22 08:21ⓒ 2011 OhmyNews
#희망버스 #김진숙 #희망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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