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시간 퇴적되었던 점토층까지 유실되고 있는 모습모래층만이 아니라 점토층까지 낙동강으로 유실되었습니다. 지천의 붕괴는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지천 오염원이 그대로 강으로 유입되어 강의 수질이 썩을 것 역시 자명합니다.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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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MB캐년 낙동강 용호천 4대강 MB캐년 중 최고인 낙동강 용호천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깎아지른 듯 기괴한 절벽들이 영락없이 그랜드캐니언을 그대로 빼닮았습니다. 놀랍게도 MB캐년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 최병성
무너지는 모래 언덕을 사진으로 자세히 담기 위해 하천 물속에 발을 담갔습니다. 이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속에 발을 담그자 누군가 물속에서 제 발을 끌어당기듯, 쑤~욱 발이 더 깊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물귀신이 제 발밑에서 끌어당기는 듯한 섬뜩한 느낌이었습니다. 빠른 유속이 제 발바닥 밑의 모래를 쓸어가기에 발이 점점 더 깊이 빠져든 것입니다.
빠른 유속 탓에 모래가 쓸려가는 것을 일명 '세굴 현상'이라 부르는데, 강을 준설하면 이런 세굴 현상이 더 심각해져 다리가 붕괴되고 강물 밑을 지나는 취수관이 파열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난번 낙동강 왜관철교가 붕괴된 것도, 구미 해평 취수장의 단수 사고도 4대강 준설에 따른 급속한 유속 증가가 원인입니다.
2009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신국가방재시스템'을 들고 텔레비전에 나와 "지난 정부 87조 원의 홍수 예방 사업엔 반대를 안 하더니, 22조 원에 불과한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7월 소방방재청이 만든 '신국가방재시스템'이라는 보고서엔 과도한 하천 준설은 하상변화와 역행침식(두부침식) 등의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며 다음과 같이 분명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하상 세굴은 호안, 보, 교각 등의 국부 세굴과 하상 저하로 이어져 하천 시설물의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중략) 하천 내 골재 채취는 단기간에 가장 급속한 하상 변동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으로서, 하류부 하상저하, 두부 침식 등을 초래하여 교량, 제방, 취배수장 등 수리구조물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