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항바다에 만들어 둔 솟대
이시우
걷기여행이란 매우 힘든 일이다.
날씨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아야하고,
먼 길을 오로지 한 발, 한 발로 움직여 이동해야 한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 당연히 속도는 느리고, 체력은 금세 바닥난다.
여행중 필요한 짐은 모두 어깨에 짋어져야하고,
길을 잃지 않을까 항상 주의해야한다.
여행의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는 여행지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걸어서 이동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전거나 스쿠터,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자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고, 말이나 소를 타고 여행하는 이도 있다.
길위에 절을 하면서 여행하는 자들도 있다.
경운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본 적도 있다.
어떻게 이동하는 게 옳은지 다투는 건 의미없는 일이다.
자기가 만족스런 방법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나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여행을 떠난다면 걸으려한다.
걸을 때 잡념이 사라진다.
오로지 걷는 일에만 집중하고,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당장 아픈 다리게 제일 고민이고, 흐르는 땀방울이 귀찮기만하다.
그러다 가끔 시골길에서 만난 어르신들깨 인사하는 일도 행복하다.
대부분, 이 더운날 뭔 고생이랴 하는 표정이다.
그럼에도 찬물이라도 부탁하면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보리차 한 통을 건넨다.
마을 어귀에 있는 500년쯤된 나무 그늘에 쉬는 것도 걷는 여행의 특권이다.
골목에서 만난 동네 똥개와의 눈싸움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