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진보통합 협상 마감 시한' 발언을 놓고 진보 양당 사이에서 불똥이 튀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6, 27일 진보신당과의 통합 협상 마감 시한을 '8월 6일'로 밝혔다. 당초 합의한 것처럼 9월 초에 통합진보정당을 창당하려면 해당 날짜 즈음에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생각이 다르다. 마감 시한부터 못 박는 것은 오히려 협상에 해가 된다는 취지다. 실제로 양당 협상단은 지난 27일 오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지만 당 운영방안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제출한 뒤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단 2시간 만에 헤어졌다.
이와 관련,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28일 오후 당 수임기관 상임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의 발언처럼)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은 이해하나 이제 막 2차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그와 같은 발언이 단순히 협상을 촉진시키려는 충정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이날 오전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촉구 단식농성 16일차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마감 시한' 발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노 상임고문은 "진보통합, 이 문제를 미룰 수는 없다. 양당 당 대회도 8월 말 예정돼 있다"며 "그러나 최대한 정성을 다해서 논의해야 한다. 급하게 날짜를 정해놓고 안 되면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심 상임고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미 양당 사이에 통합에 대한 큰 틀의 합의일정들이 나와 있다"며 "이를 인정해서 상호 간의 세심한 배려와 협력을 통해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 발언, 진보통합 파트너인 진보신당 고려하지 않았다"
특히 진보신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참여당의 통합진보정당 합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협상 시한을 못 박으면서 참여당 합류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다시 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참여당 합류를 반대하는)진보신당의 입장이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같은 날 보도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참여당이 (통합진보정당에) 들어온다고 해도 진보정당의 방향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진보신당은 수임기관 회의를 통해 '참여당을 새로운 진보정당의 참여대상으로 포함시키자는 주장은 진보대통합 자체를 좌초시키는 중대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며 "진보신당은 이정희 대표가 지난 5월 중순 이후부터 국민참여당의 문제로 새 통합진보정당의 이정표를 흔들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상당히 강도 높은 경고였다. 그는 이어, "(이 대표의 발언은) 진보대통합의 핵심 파트너인 진보신당을 고려하지 않는 발언"이라며 "지향과 가치가 다른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이라 할 수 없으며 새로운 진보정당의 참여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다시 못 박았다.
"참여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보다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더 관심 가져달라"
노회찬, 심상정 상임고문도 참여당 문제에 대해 확고히 선을 그었다.
노 상임고문은 "참여당에서 정치적 경험이 있는 분들은 참여정부에서 주요하게 활동했던 분들"이라며 "그 분들의 소신과 경륜은 존중하지만 그 분들이 진보정당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인사들인지는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심 상임고문은 "지지기반의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참여당에 대한) 당의 방침도 바뀔 수 있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이 대표는 참여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보다는 진보신당과 어떻게 원활하게 통합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정성과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보신당 당원들은 당 운영방안에 대한 2차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아울러, 참여당 문제가 양당 통합에 방해 요소가 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당의 의견들을 모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양당의 협상안이 모두 나와있다"며 "협상이 타결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에 대한 양당의 의지 문제이지 협상에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란 설명이었다.
그는 참여당 문제에 대해서도 "통합진보정당의 가치와 기준은 5.31 최종합의문"이라며 "국민참여당이 5.31 최종합의문을 당 최고의결기구에서 승인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2011.07.28 18:00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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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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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참여당보다 진보신당에 더 관심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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